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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 Bossanova,
재미가 무력해지는 순간 본문
해피투게더를 보다 이영표 선수의 말이 인상적이어서 기록해 둔다. 엠씨들이 안정환 아저씨랑 이영표 아저씨의 현저히 다른 해설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자 이영표 선수는 안정환 아저씨의 해설이 재밌고 편안하게 다가간다는 점은 분명 장점이라고 했다. 그리고는 자기가 그와 똑같이 재밌는 것에 중점을 둔 해설을 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재미는 우리 팀이 승리하고 있을 때만 유효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아. 정말이지 아, 했다.
재미라는 무기가 무력해지는 순간이 있다.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선 그 어느 것도 재밌을 수 없다. 그렇기에 지식과 경기를 해석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에 기반한 정확한 해설로 지금 왜 지고 있는지, 지고 있긴 하지만 앞으로 어떤 가능성이 있을 수 있는지 전달해줘야 하는 것이다.
인생 같다,고 생각했다. 인생에도 재미가 통하지 않는 순간이 있다. 재미가 오히려 자신을 놀리는 매개로 사용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만큼 마음이 각박해지는 시기들이 있다. 그럴 때 자신의 삶을 정확히 볼 수 있는 통찰이 필요하다. 그리고는 단단한 마음 밭 위에서 차분히 바닥에 떨어진 조각들을 주워 다시 쌓아 올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