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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 Bossanova,
하루의 끝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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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용인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강남으로 넘어와 저녁에 토익 수업을 들었다. 의지적으로 빠지지 않은 게 무색하게 리딩 수업 후반부는 계속 졸았다. 선생님 보기가 민망했다. 스물여섯을 먹고도 수업 시간에 졸다니. 휴ㅅ휴 리딩 강의 뒤에 리스닝 강의가 있는데 리스닝 강의는 뒷 반과 합반을 해서 듣는다. 그래서 리딩 강의가 끝나면 교실에 있던 수만큼의 학생들이 더 몰려오는데 교복을 입은 여자애가 내 옆자리에 앉을 수 있느냐고 물어왔다. 나는 아, 괜찮아요- 하며 주섬주섬 가방들을 치우려는데 뒷자리가 비었고 아이는 자신이 뒤에 앉을 테니 그냥 두라고 했다. 교복도 아이의 얼굴도 말간 느낌을 줬다. 그게 괜히 좋아서 부농부농한 미니쉘 하나를 건넸다. 녹았다가 다시 굳은 거라 모양은 좀 이상한 데 이상한 건 아니라는 이상한 말과 함께. 교복을 입고 토익 강의를 듣는 아이를 보니까 괜히 뭉클해서 그랬다. 힘들게 사는구나, 열심히 사는구나의 동정이 아니라. 삶을 착실히 살아내고 있구나, 하는 기특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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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언어로 내 삶을 헤집어 놓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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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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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남준아!
축하해, 생일.
조금 더 가벼워지고 조금 더 넓어지길 바랄게.
오래 들려줘, 네 마음.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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