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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KNACKHEE 2016. 10. 9.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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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도 일기에 쓴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중3때 꽃보다남자 일본판을 보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남주의 누나가 여주에게 좋은 구두를 내어주던 장면이다. 그러면서 그녀는 좋은 구두가 좋은 곳으로 널 데려다 줄 거라고 했다. 가격을 떠나 그 신발을 신었을 때 어떤 기분을 느끼게 하는지, 타인에겐 어떤 인상을 줄 수 있는지를 얘기하는 것이었을 테다. 그때부터 나는 신발은 아무거나 신지 않으려 애쓰는 편이다. 내가 가진 신발 중 가장 좋은 건 닥마들이다. 그래도 포멀한 편이고 개인적으로 닥마를 신었을 때 걸음걸이가 가장 신이 난다. 조금 촌스럽게 표현하자면, 멋쟁이가 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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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은 올해 본 영화 중 가장 제작비를 많이 쓴 영화다. 그만큼 좋았다. 그래. 돈은 이렇게 쓰는 거지. 영화는 영웅서사를 그대로 답습하지만,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이 지루하지 않았던 건 믿고 보는 팀 버튼의 연출 덕이다. 그리고 내내 에바 그린만 나왔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그녀는 섹시하고 예뻤다. 영화 속 '루프'라는 장치는 특정 물건에 마법을 걸어 손을 대는 순간 정해진 장소로 순간이동을 하게 하는 해리포터에서의 포트키를 떠올리게 했다. 연필같은 다리로 걸어 다니는 창백한 얼굴의 남주는 소년미가 낭낭했고 금발에 하늘하늘한 하늘색 원피스를 입은 여주는 정말 동화 속 공주님 같아서 자꾸만 보고 싶은 얼굴이었다. 예지몽을 꾸는 아이가 예쁘다고 칭찬한 남주의 짙은 회색 셔츠는 정말 예뻤다. 되게 아무거나 막 걸친 것 같은데 디테일이 살아 있었다. 후반에 입고 나오는 파란색 폴라 티는 나도 하나 갖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예뻤다. 여러 모로 비쥬얼이 끝내주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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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서 본 건 빅스의 켄이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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