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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ACKHEE 2020. 6. 24. 19:49

 

 

점심 때 마신 플랫화이트 위의 하트는 꼭 유령처럼 매가리가 없이 흐물, 했다. 동아리 정도로 생각하고 의욕을 보였던 일은 보다 보니 거의 사업 수준이었다. 그건 차치하고라도 월요일의 화상 회의를 하면서 텄다,고 생각해버렸기에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발을 빼겠다고 말했다. 오늘은 꼭 색연필을 쓰거나 미뤄둔 에세이 과제를 해야지, 하고 마음먹었는데 이것도 텄다. 위가 뒤틀렸다. 아니, 내일이 기대가 안 되는 것도 적당히 해야지. 이쯤되면 정말 내가 문제인 거다. 다른 데를 몇 년씩 다니고 몇몇 곳만 오래 버티기가 힘들었다면 그건 그 회사의 문제이겠지만 다니는 곳마다 이러면 정말 내가 문제인 게 아닌가. 와중에 한 달 전부터 잡아놨던 생일 당일 약속이 펑크났다. 아프다는데 무슨 말을 더 해. 인스타 게시물을 다시 보면서는 생각했다. 2019년의 나는 썩 괜찮은 사람이었네, 하고. 물론 자주 넘어졌지만 그래도 금방 일어나 다음을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었더라고. 나는 이제 내가 그만 피곤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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