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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환대 같았던 헤어짐

KNACKHEE 2021. 2. 3. 17:27

 

 

 

 

 

목금은 재택근무를 하는 날이라 사실상 마지막 출근이었고 후련하기만 할 줄 알았는데 사무실 곳곳에 미련을 그득 묻혀놓고 왔다. 마치 환대와도 같은 헤어짐이었다. 아침에는 대표님께 인사를 드리러 갔다가 뜻밖의 다정한 말들을 받았다. 능력이 있는 사람데 아직 연차상 정제되지 않은 부분들이 있어서 힘든 부분들이 있었을 거라고, 그냥 했던 얘기가 아니라 올해 라인업들이 정말 기대해봄직 했고 계속 이 분야에 있을 거면 다시 같이 일하게 됐음 좋겠다고 해주셨다. 그리고 모두의 논의를 거쳐 나온 책들이니까 시장 반응은 에디터만의 잘못이나 책임이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에디터들에게 판매 부수를 적극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거라고 하셨던 말은 정말 감동이었다. 눈물을 참을 수 없었고, 와중에 펌 정말 잘 어울리신다고 말하고 싶은 마음은 꾹 눌러 참았다.

자기 전에는 넷플릭스에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 <꽃보다 남자 극장판>, <허니와 클로버>가 올라온 걸 보고 잠시 추억여행을 했다.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는 세 번 이상 본 영화다. 미야자키 아오이 님의 귀여움이 좋아서 여러 번 봤던 것 같다. 고3 때 만나던 애가 자기네 집에서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자고 했을 때도 저 영화를 들고 갔다. 사실 그땐 저작권 개념도 희박했고 스트리밍 서비스가 잘 돼 있지도 않아서 어둠의 경로로 받았을 텐데, 대학 때부턴 내가 뭘하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무언가 만드는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했고, 그렇기에 작든 크든 콘텐츠는 비용 없이 보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그게 합법이기도 하고. 그래서 온콘 덕메랑 볼 때도 우리 둘 다 결제를 했다. 여하튼, 저 영화를 보다가는 미야자키 아오이 님 필모 깨기를 시작했고 <첫사랑>을 보다가 코이데 케이스케 필모 깨기 겸 덕질로 넘어갔었다. <꽃보다 남자>는 아마 극장판은 안 보고 드라마만 본 것 같은데, 이 드라마 본 이후로 좋은 신발 집착광공이 되었지. <허니와 클로버>는 단연 내 넘버 원 청춘물이다. DVD도 샀다. 코발트 블루,에 반응하게 된 건 이 영화 때문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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