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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피곤하다

KNACKHEE 2016. 1. 8. 22:36

 

피곤하다. 사람을 다룰 줄 모른다. 신상도 모르는 애와 직원을 비교하면 사기가 떨어지는 걸 왜 모를까. 우리에게도 일주일을 주고 그것만 하라고 하던가. 그럼 우리도 못할 게 없다. 어제 집에 가며 뜬 /완벽한 걸 가져 오라/는 공지를 보고는 숨이 막혀 몇 번이고 가던 걸음을 멈췄다. 무거운 숨을 뱉었다. 공기가 무거웠다. 이제 스무살이 된 경리는 그만두기로 마음 먹었다고 했다. 아무도 그 아이를 말리지 않고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민경 씨는 그래도 우리는 일 년은 채워야겠죠? 했다. 알 수 없다. 두 번째 만난 목수님은 작년에 나왔던 열두 개의 인터뷰 기사 중에서 내 것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해주셨다. 빈말이어도 감사했다. 처음 만난 작가님은 내 마틴을 보며 구두가 색도 아주 좋고 모양도 아주 좋다고 해주셨다. 나는 신이 나서 예쁘죠? 했다. 집에 오는 지하철 안에서 수레바퀴 아래서를 몇 장 넘기지 못하고 골아떨어졌다. 이길 수 없는 잠이었다.

 

집에 가는 언덕을 오르며 기도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의 가치와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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