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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180309_HBD TO SUGA!

KNACKHEE 2018. 3. 10. 00:33









너의 나날들이 대체로 평온하길.

축하해, 생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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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우왕좌왕을 교훈 삼아 덕메님과 차례로 돌아가며 생일 코스를 정하기로 했다. 이번엔 내 차례였고 우연히 /아나키스트/를 차용한 이름의 카페를 발견했다. 낡은 고택을 개조한 곳이었고 사람들의 발길이 많지 않은 주택가 안에 고즈넉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여기구나! 여기다! 여기가 미늉기의 자리다! 싶었다. 중간에 캐릭터를 좋아하고 귀염 터지는 미늉기의 특성을 고려해 엄청 귀여운 캐릭터 카페를 발견해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지만 다시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와 코스를 정했다. 퇴근 후에 덕메님을 만나 무엇이 메인인지 잠시 잊고 토치로 구워주는 피자 위 치즈의 향연에 잠시 정신을 잃었다가 불러오는 배에 정신을 차렸다. 어두운 골목으로 들어가 만난 카페는 생각만큼 고즈넉했고 생각보다 아늑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투박하지만 따뜻한 느낌의 머그와 8090 팝이 흘러 나오는 게 무척 마음에 들었고 덕메님이 마신 핫초콜릿에서 초코하임 맛이 나는 게 좋았다. 한 샷 반에서 반 샷을 빼고 주문한 카푸치는 부드러웠고 식어도 비리지 않았다. 우리는 내내 울면서 윤기를 앓았다. 아니 앓지 않을 수 없잖아. 하. 행복해라! 반드시 행복해라 민윤기! 했다가 이게 또 어떤 강박이 될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 그럼 이게 좋겠다. 앞으로 지금까지 겪은 것보다 더 많은 구덩이들을 만나겠지만 그럼에도 이왕이면, 행복해라 윤기야. 그럴 수 있는 마음 밭을 가진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너도, 우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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