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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날았다, 근사한 고요 속에서 본문
아홉수를 앞두고 백수가 돼 떠나는 동유럽 여행_03
다시 꺼내 볼 몰골은 아닐 것 같아서 사진/영상 옵션은 선택하지 않았다. 경비행기는 생각보다 높이 올라갔고 촬영 옵션을 선택한 사람들은 비행기에 탑승하기 직전부터 카메라를 든 다이버가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개인 캠 구도로 따라붙었다. 그걸 본 G는 작게 말했다. "개인 홈마가 생기면 저런 기분일까?"
카메라 렌즈 안쪽에 먼지가 들어간 것 같아 렌즈를 분리했다 다시 끼웠는데 화면만 켜지고 렌즈가 작동하지 않았다. 몇 번을 다시 뺐다가 끼워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전 직장 동료이자 포토팀 사진 센세로 활약했던 H에게 도움을 청했다. H가 던져주는 여러 경우의 수 속에서 버튼을 누른 상태로 렌즈를 끼워 넣은 게 원인이었음을 알아냈다. 진짜 식겁했네.
S의 지인이 추천한 식당으로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에, 같은 숙소에 묵던 P도 동행했다. 사실 처음부터 그가 좀 불편했다. 꼰대 느낌이 나서 그런가? 했는데, 같이 식사를 하고 예정에 없던 야경 투어를 하면서 그 불편함의 원인을 알았다. 자기가 아는 걸 다 말하고 싶어 하는 사람인 것 같았다, 그는. 선의이지만 그걸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 혹은 거절의 여부를 묻지 않는 선의. 식당에서 나와 강을 보러 가자는 말이 그렇게 긴긴 산책을 하자는 말인 줄은 미처 몰랐지. P는 자신이 어제 참여했던 투어의 코스를 그대로 밟으며 가이드에게 들은 지식을 기억나는 대로 모두 말하기 시작했다. 나와 달리 P의 스타일이 마음에 들었던 G는 자고 일어나 회복된 체력으로 그 야경 투어에 참여했고, 이미 온종일 걸어 다니며 '오늘의 나'를 다 써버린 S와 나는 '내일의 나'를 끌어다 써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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