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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지워지지 않았다

KNACKHEE 2016. 1. 22.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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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센세의 말에 번졌나? 하고 눈 밑을 몇 번이고 문질렀지만 아무것도 묻어나오지 않았다. 밧데리가 없다. 충전돼 있다고 생각한 걸로 바꿔 끼웠는데 반도 채 충전돼 있지 않았다. 늘 쌍방과실이다. 당신도 나 만큼이나 잘못이 있단 말이다. 내가 너무 쌍년이 된 것 같아서 엄마랑은 통화하면서 조금 울기도 했다. 엄마는 울지 말라고 했다. 그 사람 말을 내가 받지 않으면 그만이라고. 그런 사람의 말을 내 것으로 받아 속상해 하기엔 내 감정이 너무 아깝다고. 엄마의 말대로 할 수만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나는 아직 그만한 깜냥이 안 된다. 늘 부정적인 말들을 잔뜩 주워들고 무거워 심해로 꺼져버리기를 반복한다. 그러면서도 뭍으로 올라가기 위해 애처로울 정도로 발길질을 해댄다. 그래서 센세와 마주한 나는 급격하게 하이 상태가 됐다가 급격하게 차분해졌다. 센세는 내 조울을 모두 받아줬다. 마녀커리크림치킨에서 카페로 이동을 하며 센세의 팔짱을 끼고 걷다 손이 시렵다고 찡찡댔더니 손을 넣으라고 하기에 이 센세의 손이 들어 있는 주머니 안으로 손을 넣었다. 센세가 깜짝 놀라며 남자친구와도 해본 적이 없는 거라고 했다. 역으로 가는 길에 또 센세의 팔짱을 끼고 걷다 손이 시렵다고 찡찡댔다. 이번엔 겨드랑이에 낄래? 하기에 손을 쑥 올렸더니 너무 깊이 들어왔다며 웃었다. 그리고 이건 민트초코. 센세는은 핫초코를 시켰는데 서로의 것을 바꿔 먹어보고 각자 좋은 선택을 했음을 깨달았다. 우린 많은 부분이 다르지만 패키지로 묶일 만큼 친한 사이다. 나는 센세의 친구인 게 기쁘다. 고마워 센세. 그러니 또 고백해야지. 좋아해. 그치만 말했다시피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혹여라도 그런 걱정을 하기엔 난 남자를 너무 좋아하니까. 이 말을 센세에게고 했었는데 이미 잘 알고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자기가 들은 아이돌만 해도 너무 많아서 기억도 다 못하겠다고. 그래서 진기, 성규, 종대, 남준이, 지민이,로 정리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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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이러면 설레요, 아침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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