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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아마도 마지막 방문

KNACKHEE 2016. 2. 25.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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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졸업한 솜솜을 만났다. 어디 한 번 찡찡대 보라고 했더니, 그 당시에 어려운 부분을 공부하고 있어서 찡찡대고 싶었는데 이젠 괜찮다,고 했다. 임용 준비를 일 년만 했으면 좋겠다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과외 애들 이야기를 할 때면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졌다. 이 센세도 그렇고 솜솜도 그렇고. 이런 아이들이 선생님이 되어야지, 싶었다. 이런 마음을 가진 아이들만 선생님이 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마음이다. 솜솜과는 열등감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결국 이것도 겸손하지 못함의 문제라는 결론을 내렸다. 내가 자꾸 높아지고 더 잘나 보이고 싶은 마음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던가, 열등감은. 오만해지는 게 가장 무서운 건데, 자꾸만 오만해진다. 그게 문제다. 내가 죽질 않는다. 매일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를 해야 하는 이유다. 요즘 멘탈이 바닥을 치면서 이런 마음으로 성경을 대할 수 없단 핑계로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말도 안 되는 핑계인 걸 안다. 알면서도 안 하는 게 더 나쁜데. 나는 진짜 나쁜 녀석이다. 다음에 솜솜을 만날 땐(아마 솜솜의 시험이 끝나는 일 년 뒤가 될 테다) 건강한 상태여야지. 꼭 그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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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호가 나오면 책 가지러 한 번 오라고 해서 갔다. 아마도 이게 마지막 방문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지난 합본호 글은 시간의 문제로 너무 막 갈겨서 책을 대할 때마다 부끄러움이 넘쳤다. 이번엔 새벽을 투자해서 열심을 기울였다. 덕분에 책을 대하기가 지난번보다 조금 덜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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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에 기숙사로 돌아가는 동생이 살 게 있대서 마트에 갔다가 과자의 향연을 발견하고는 헉, 하고 입을 틀어막았다. 너무 좋아서. 하지만 눈치가 보여서 하나밖에 못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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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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