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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이발

KNACKHEE 2016. 7. 31. 21:31

 

더는 방치할 수 없어 이발을 했다. 지난번 머리를 해준 언니가 내게 알은 체를 했는데 정말 기억이 나서 알은 체를 한 것인지, 내가 자신에게 머리를 맡겼었다는 기록이 있기 때문에 알은 체를 한 것인지는 알 길이 없었다. 사실 어느 쪽이든 별 상관은 없다. 언니는 내게 일자 스타일로 자를 거냐고 물었고 나는 그렇다고 했다. 내가 원하는 만큼 자르면서 일자 스타일을 유지하면 /너무 착해질/ 거라고 했다. 촌스럽다의 순화인 것 같았다. 왜 일자를 고집하는지 묻기에 관리가 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언니는 아주 조금만 층을 내겠다고 했다. 머리는 확실히 가벼워졌고 막 일자로 잘랐을 때의 촌스러움과 마주하지 않아도 됐다. 친절한 언니는 내게 드라이하는 법을 가르쳐주며 조금이라도 머리를 손질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은 차이가 꽤 크니 오늘 가르쳐준 대로 드라이를 하라고 했다. 집에 납작 고대기가 있다고 했더니 거기에 맞춰서 드라이법을 알려줬다. 친절해라. 머리를 감고 다 말리고 자느냐고 물어서 종종 안 그럴 때도 있다고 했더니 절대 그러면 안 된다며 젖은 머리로 잠드는 게 얼마나 좋지 않은지에 대해서도 말해줬다. 뭔가 나는 혼나는 기분이 들어서 푸스스 웃으면서 /빵점이네요, 빵점/ 했더니 언니가 웃으며 /음, 60점/ 하고 후한 점수를 줬다. 드라이가 마무리 될즈음 나는 지난번부터 하고 싶었던 말을 했다. /하니 닮으셨어요/ 하고. 예쁜 하니 씨를 닮은 언니한테 머리를 했다. 부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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