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 Bossanova,
너무 한낮의 여의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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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자 일기의 제목은 당신이 떠올리는 그것에서 따온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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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 최종 교정을 하는 날이라 여의도 본사로 바로 출근을 했다. 조금 일찍 도착해 나의 사랑 너의 사랑 폴바셋에 앉아 있다가 오늘 마지막으로 보게 될 K선배에게 인수인계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건낼 드립백을 샀다. 교정은 점심도 전에 끝났다. 종일 여의도 본사에서 교정을 보고 퇴근할 거란 꿈에 부풀어 있었는데 강남 사무실로 복귀해야 한다는 생각에 시무룩해졌다. 강남보단 여의도가 집에서 가까우니까. K선배는 바로 사무실에 갈 거 뭐 있냐며 근처 카페에서 KM 마무리까지 같이 하자고 했다. 열심히 선배의 일처리를 지켜보며 회사의 이런저런 얘길 주워듣고 있는데 단톡방에 날도 더우니 그냥 일 마치는 대로 여의도에서 퇴근을 하라는 대표님의 메시지가 떴다. 좋으면서도 심란했다. 이러면 미래의 내가 너무 힘들어지지 않을까 해서. 내 얼굴이 어지간히 심란해 보였는지 K선배는 일단 이른 퇴근을 즐기는 게 맞는 거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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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직장에서 연을 맺었던 작가님께 연락이 왔다. 무척 갑작스럽게. 같이 하려던 칼럼이 기획회의에서 까이는 바람에 진행하지 못해서 죄송한 마음이 있던 분이었는데. 작품을 새로 만드시거나 전시회를 하시느냐는 물음에 작가님은 그냥 연락처를 보다가 아무한테나 전화를 한 거라고 했다. 내가 직장을 옮겼다고 하니 대뜸 원래 있던 곳보다 좀 여유가 있느냐고 물으셔서 웃음이 났다. 작가님은 앞으로도 종종 연락을 하겠다고 하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정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