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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보고만 있어도,

KNACKHEE 2018. 6. 29. 23:57



회사를 그만둔 후에 그간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을 만나러 다닌다. 2016년의 만남이 마지막이었던 M은 제 남자친구를 소개해 주고 싶다고 했다. 바비를 닮았다던 그분!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좋은 소재였지만 그 이후엔 딱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이런 자리는 너무 오랜만이기도 하고 거의 없던 일이기도 해서 정말 어색하네요, 하하하하! 하고 선수를 쳐 웃었다. 무엇보다 승츠비의 라멘 가게는 이런 만남을 갖기에 썩 좋은 자리 배치가 아니었다. 카페로 이동하면서는 둘이 자연스럽게 손을 잡고 걷는 게 예뻐서 나는 신경 쓰지 말고 가고 있으라고 앞서 보낸 뒤에 파열컷이 발생하도록 연달아 셔터를 눌렀다. 예뻐라.


회사에 지갑을 놓고 왔다는 그분을 돌려보내고 아이와 둘이 남았다. 우리는 각자 죽음을 생각했던 작년에 대해 이야기했다. 우리 모두 힘들었네. 그래도 아이는 그 시간을 잘 딛고 서서 지금은 새로운 곳에서 평온한 회사 생활을 하고 있다. 다행이야.


그리고 여전히.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나더라고,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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