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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봄소풍

KNACKHEE 2019. 5. 18. 22:46







한 달여 전에 잡아두고 그때부터 설레하던 일정이 당일을 몇 시간 앞두고 파토났다. 나와 Y언니는 애써 비워둔 오늘이 아쉬웠다. 마침, 날도 좋았고 둘 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고 몇 천 원이면 한강공원 앞에서 피크닉 돗자리를 세 시간이나 빌릴 수 있었다. 우리까지 만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어제도 보고 오늘도 봤지.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누워 하늘을 보는 건 기억이 있는 한 이번이 처음이었다. 계속 그렇게 하늘만 보고 있다가 스르륵 잠들어도 좋을 것 같았다. 캘리그라피 클래스를 준비 중인 언니에게 나를 시범 수업 대상으로 삼을 걸 종용했고 이에 응해준 덕분에 영문 캘리를 속성으로 배웠다. 언니는 칭찬 요정이었다. 고전하는 몇몇 글자들을 앞에 둔 내게 저렇게 완벽한 원은 처음 본다며 칭찬 폭격을 날려서 자꾸 입꼬리가 올라갔다. 수업을 마치고는 각자 그림을 잠깐 그렸는데, 나는 아직 라이브는 어려운 걸로! 어스름이 깔린 연남동에서 피맥을 하면서 우리는 무언가를 기획했다. 올해 안에 결과물을 낼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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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에 반한다는 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든 좋아해 보겠단 마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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