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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9-30_파편들

KNACKHEE 2020. 6. 30. 20:37

20200629

 

 

OOTD IS TREE. 양말은 심지어 빤짝이는 갈색이었다.
_

나는 왜 없지 않고 있는가.

_

 

/자기의 기분을 자제하지 못하는 사람은, 성이 무너져 성벽이 없는 것과 같다. _ 잠언 25장 28절(RNKSV)/

 

 

20200630

 

 

OOTD IS NAVY.
_

대충 근처, 라고 인식하고 있던 성립 작가님의 개인전 장소가 회사에서 두 블럭 거리에 있는 호텔 지하라는 걸 알게 됐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수업은 일곱 시 반이고, 퇴근은 언제나 그렇듯 여섯 시이고. 그렇다면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작품들 속 인물들은 자꾸만 어딘가로 가고 있었다. 묻고 싶어서 방명록을 겸하는 포스트잇을 써서 벽에 붙이고 왔다.

 

_ 자꾸 어딜 그렇게 가요. 아쉽게,

 

무엇보다 전시장 한쪽 벽에 있던 글귀 중에 밝은 색을 덧칠해도 이전에 칠한 탁한 색이 사라지지 않고 올라온다는 맥락의 것에 자꾸 시선이 머물렀다. 얼룩은 대체로 탁한 색을 띄는데, 탁한 색은 완전히 덮히지 않는다.

 

 

 

수업을 들으러 가는 길에는 /다들 그렇게 구름을 좋아한다면, 우리 다음 뜨생 때는 인상적이었던 구름 사진을 세 장씩 모아올까?/라고 했던 M의 메시지가 떠올라 구름 사진을 찍었다. 흐린 하늘에 구름이 뭉근하게 있는 게 인상적이었다. 대학 때는 시창작 수업에 들어갔다가 합평을 한다는 말에 도망쳐 나온 기억이 있다. 이번 수업도 신청하면서 강사님의 코멘트와 합평이 있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초급반이라 그런지 우려한 것보다는 라이트한 격려 위주의 코멘트를 주시는 것 같아서 한 시름 놨다.

_

 

<수업 기록>

- 서사는 '어떻게'가 아니라 '왜'에서 시작해야 한다.

- 주조연은 주연의 행동과 성격을 역동적으로 변화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 군소인물은 주연의 원래 성격을 더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사람이 가장 솔직한 본모습을 보일 수 있는 대상은 뜻밖에 친한 친구가 아니라 재판장, 경찰, 상점 주인 등과 같은 인물들이다.

- 김세희 작가의 <현기증>에 핵서사는 없다. 다이내믹한 인물도 없고. 원희를 먼저 보여주고 이후에 점차적으로 가난을 비롯한 다양한 이슈를 보여주는 식이다.

- 작가가 날목소리를 내는 게 아니라 인물의 목소리와 행동을 빌려서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

- 의외로 현재형 문장은 읽는 속도감을 지연시킨다.

- '너'라는 인칭은 '나'가 있어야 존재할 수 있다. 그렇기에 '너'는 '나'의 이야기를 더 강조하고 싶을 때 소환된다. 어쨌든 실질적으로 '너'의 입장은 없는 거니까.

- 무슨 일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면 사람은 이걸 '해석'하기 시작한다.

" 뭐든지 자기 방식으로 다시 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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