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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문앞에 있어요,...

KNACKHEE 2022. 7. 21. 18:31

 

그림이 문앞에 있다는 메시지를 받고는 마음이 정말 조급해졌다. 지금까지 문앞에 놓인 물건이 없어진 적이 없었는데 저렇게 훤히 보이는 작품이 너무 멋져서 여기 살면서 최초의 일을 이번에 겪게되면 어쩌지, 하는 온갖 나쁜 상상들을 하게 됐다. 퇴근, ... 빨리, ... 

 

지난 3월, 작가님 작품들에 첫눈에 반해버린 뒤로 호시탐탐 이 유려한 파랑과 이야기를 나의 공간으로 데려올 기회를 엿봤다. 그렇게 인서타 너머에서 애만 태우기를 어언 4개월. 드디어 나에게도 불완전한 대피소가 생겼다. 데려온 작품을 침대 곁에 두는 건 처음이었는데, 와. 이거 진짜 행복이더라고.
현실을 뒤로한 채 찾아간 곳이, 수행해야 하는 정체성들에서 벗어나 숨을 쉬게 해주는 주황색 복면이 영원하지 않으리란 건 모두가 안다. 그런데 그 뒤틀어진 세계가 없으면 현실도 사라져버릴 수 있으니까. 어떤 면에서 도피는 가장 적극적인 삶의 행위일지 모른다.

 

 

이해,는 사실 아무도 온전히 쓸 수 있는 단어가 아닌 것 같은데 왜 여전히 그 생명력이 유지되는 것인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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