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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롱 탐 노 씨,

KNACKHEE 2023. 10. 27. 17:20

 

롱 탐 노 씨, 일기. 직전 일기와 이 일기 사이에는 대만과 일본이 있다. 언젠간 기록하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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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화장실에는 비밀번호가 있는데 며칠 전에는 휘몰아치는 업무를 하고 화장실 문 앞에 섰을 때 머릿속이 새하얘지면서 번호가 생각나지 않아 결국 사무실로 가서 번호를 물어보고서야 들어갈 수 있었다. 진짜 막막하더라고.

 

 

 

 

 

 

2021년에도, 2023년에도 센트럴파크에 있는 사람들은 느긋해 보였다. 모두의 마음이 풀어지게 만드는 장소에 대해 생각했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쉬며 살갗에 닿는 햇살을 감각할 수 있는 곳. 나에게 그런 곳은 어디일까.

전시장 가득한 사진들 만큼이나 자세히 보게 됐던 것은 작가님의 메인 잡이 물리치료사라는 것이었다. 이번 여름이었나, 올해로 7년 차를 맞이한 친구들과의 독서 모임 '뜨거운생활'에서 웹툰 <가비지 타임>을 다룬 적이 있다. 그 웹툰 덕분에 '엘리트 스포츠'라는 개념을 처음 접했다. 근 10년째, 일과 후 유도를 하고 있는 T는 본업과 진지한 취미로의 운동을 병행해 올림픽에까지 출전한 해외 사례들을 알려줬다. 우리나라가 유독 엘리트 스포츠 경향이 짙은 것 같다며. 전시를 보며 그날의 대화가 생각났다.
또 오래전 봤던 김영하 작가의 TED 강의 <예술가가 되자, 지금 당장>에서 언급된 사례가 떠오르기도 했다. 뉴욕에 간 작가가 택시 기사이면서 연극 배우로 살아가는 사람을 만났던 것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 에피소드를 기반으로 그는 자신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미래는 우리 모두가 다중의 정체성을 갖는 것이며, 그중 하나만이라도 예술가가 되면 어떻겠느냐는 식의 스토리텔링을 해나갔다. 맞지. 전업이 아니어도 예술가는 예술가지. 예술가를 예술가로 만드는 건 작업을 대하는 태도와 자부심에 있는 게 아닐까.

작가 인터뷰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도시 패턴 작업'이라는 표현이었다. 이경준 작가는 도시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만든 규칙의 현현으로 보고, 그것이 주는 미감을 사진으로 담아낸다고 했다. 또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도시는 무척 평평해서 관점의 변화를 불러오고 이것은 삶에 대한 생각의 실마리로까지 이어진다고. 전시의 초반, 밤의 도시를 담은 사진들은 대부분 중첩된 건물들과 찰나의 빛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그중 몇몇에는 사람이 작게 등장했다. 작은 사람이 바꾸어 놓는 도시의 표정이 신기했다.
전시의 마지막 공간은 포토존이자 고민을 쓰고 파쇄하는 체험존이었다. 주말이었다면 줄이 늘어서 있었을 게 빤히 보였다. 반차를 쓰고 평일에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요즘의 고민을 적었다. '대체로 애매한 인간'. 열심히 종이를 갈았는데 끝부분이 입구에 걸려 떨어지지 않았다. 진짜 애매하네.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과 공간 기획뿐 아니라 굿즈 기획에서도 내내 감탄했다. 특히 굿즈 중에는 사각형의 사진을 그대로 활용하지 않고, 마치 영화 포스터 속 요소를 따서 배지를 만드는 것처럼 사진 속 피사체로 만든 키링도 있었다. 설경을 배경으로 한 사진의 요소를 따서 굳으면 눈처럼 하얗게 되는 끓여 쓰는 손난로를 만든 것도 정말 좋았지. 메모리 카드 케이스에 스티커를 넣은 구성에서는 삼성페이를 켰다.

전시는 좋았는데, 감탄하는 나,는 좀 지겨웠다. 감탄이 내 특기이기는 하지만, 이제는 감탄만 하지 말고 감탄하게 할 만한 것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되는 일인가. 늘 앞서는 건 욕심이다. 그런데, 그냥 개인의 기록과 작품이 되는 사진은 무엇이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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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런데 저너누. 흑흑. 전슈퍼샤이 폼이 그냥 나온 게 아니었써 ㅠㅠㅠ 사람이 뭐이리 살랑살랑해 ㅠㅠㅠ 음악의 신 안무에는 HOT, 샤이니, 방탄, 정국 안무가 다 있었다. 이런 맥락화도 너무 좋지. 하품은 아로하 분들도 많이 들어줬으면 좋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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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또 그런데. 신이 세상에 예술을 준 이유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