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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이것은 무엇이 다른가

KNACKHEE 2024. 4. 20. 16:17

 

뭘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회화에서 벗어난 작품들이 자주 보이고 미디어 아트존이 있었던 건 확실히 좀 신선했지. 해외 갤러리 참여 비중이 높다고 했는데 사실이기는 했다. 그런데 이건 무엇을 시사하는 거지? 이런 신생 페어에도 기꺼이 작품을 들고 나와 줄 만큼 서울이 중요한 곳이가? 기획자인 컬렉터님의 네트워크나 영향력이 그만큼 크다?

텔 아비브 갤러리스트님은 무척 친절했고 작품은 흥미로웠다. 영어로 해준 설명은 절반 정도만 알아들었는데 그냥 계속 알아들은 척하면서 알아들은 부분에서만 짧은 영어로 호응했다. 디스위캔드룸에서 6월인가 전시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가봐야지. 아 캔버스에서 그리고 잘라낸 작품들은 어떻게 액자화할 수 있는지도 사진으로 보여주셨다.

바톤에 반가운 작가님들 많아서 너무 좋았고요,... 여기서 새로 만난 작가님들도 작품도 좋았다. 바톤 최고. 작가님들마다 간단한 설명 아예 벽에 박아준 것도 너무 고마웠다. 아예 페어 전체 규정으로 갤러리마다 가벽에 키워드를 박아주면 어떨까 싶기도 하고. 그렇지만 그건 또 너무 규정짓는 방식인가 싶기도 하고. 투어스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흥얼대면서 2시간 정도 돌아봤다. 피비 갤러리 차혜림 작가님 작품이 특히 좋았다.

사람이 엄청 몰리는 느낌은 아니었는데 실제로 작품을 구매하고 있거나 상담하고 있는 사람들이 부스마다 꽤 많이 보였다. 츠타야 서점이 부스로 나온 것도 인상적이었지. 아. 핸드폰 성능 문제일 수도 있지만 궁금했던 아투는 접속이 너무 느려서 결국 포기했다.

 

 

이토록 찬연하고 풍요로운 밤이라니.

밤. 낮에는 꿀 수 없는 나의 꿈을 꾸는 시간. 낮의 장면들을 해체하고 재조립하며 닿고 싶은 모양을 만들어 나가는 시간. 그렇게 채집한 밤의 시간으로 구축한 시선과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러한 것들 중 제일은 단연 유재연 작가님의 작품들.
존재 그 자체로 위안이 되는 것들이 있는데 유재연 작가님의 작품 속 흰 새(metamorphosis)가 그중 하나다. 너무 머지 않은 미래에 이 친구를 생활 속에 둘 여력이 생기면 좋겠다. 전시를 보는 내내 A Great Big World의 'YOU'가 머릿속에서 재생됐다.

아. 작가님이 갤러리에 계시는 날인 줄도 모르고 갔는데 계시기에 먼 발치에서 혼자 내적 팬미팅을 열기도 했다. 절겁.

 

 

나는 감흥 없고 무덤덤한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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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마음이 커질수록 내가 작게 느껴지면 그건 좋아하는 방법이 잘못된 걸까. 지금 발 담그고 있는 필드가 좀 그렇다. 이 판을 좋아할수록 나는 너무 작아진다.

 

 

컬래버도 팝업도 다 너무 지겹다. 어우 지겨워. 요즘은 일도 좀 지겹네. 너무 오래 다니긴 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