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 Bossanova,
대학병원 순례의 일단락과 몰아 쓰는 기록 본문
일단은 다음의 기록을 끝으로 나를 괴롭게 하던 일은 일단락이 되었다.
8월 14일 혈액 검사에서 붓기를 유발할 수 있는 무언가를 발생했다며 토요일에 오면 설명과 함께 약을 바꿔주겠다고 함
8월 16일 아침에 무릎과 발, 손의 통증과 부기를 느끼면서 일어났고 특히 오른쪽 약지가 많이 붓고 불편함.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 앞쪽과 정강이 위쪽이 시린 느낌으로 자극이 있었고 여전히 쪼그려 앉을 수 없는 상태. 아침에 발이 부어서 신발 끈의 1.2배 정도 늘려 신은 지 일주일 정도 됐음. 그래도 발에 통증이 있지는 않았는데 오늘부터는 걸을 때 오른쪽 발가락과 발바닥 경계선 부분에 통증이 느껴짐
8월 17일 혈액 검사 결과 호산구 수치가 27이 나왔다. 정상 범위는 0-8. 이걸로 인해 손발이 붓는 경우가 아주 드물게 있으니 일단 약 변경. 그런데 오늘은 필라테스를 하는데 손목이 너무 부어서 굽혀지지가 않았고 발가락을 세우기도 어려웠음. 약 먹으니까 발 부기는 조금 빠진 것 같은데 여전히 정강이랑 발목 안쪽도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푹푹 들어가도 손등도 부어 있음. 팔목도 계속 안 꺾임. 류마티스 관절염도 의심이 됨
8월 18일 약을 세 번 먹었고 부기는 눈에 띄게 가라앉았지만 여전히 정강이랑 발목 안쪽은 눌렀을 때 푹푹 들어감. 손등은 힘줄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고 대박적인 건 쪼그려 앉기가 가능해짐. 그동안은 쪼그려 앉으면 무릎이 뚝, 하고 끊어질 것처럼 아파서 엄두를 못 냈는데 이제는 살짝 통증이 느껴지긴 하지만 가능은 함. 약간 잇몸이 부어서 이가 아프다고 느끼는 것처럼 부어서 관절이나 뼈가 아프다고 느꼈던 건가 싶음. 신기하네. 호산구 수치는 자가면역이랑 알러지가 주요 원인이었던 듯함. 그럼 알러지 검사를 해봐야 하나. 아니 그런데 자가면역 개념 자체가 너무 어이없음. 내가 나를 왜 공격해 공격하기를. 부둥부둥 복복복복만 해도 모자랄 판에
8월 20일 슬리퍼에 발이 전부 들어간다는 게, 다리가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게, 발을 바닥에 디딜 때 불편한 느낌이 없다는 게 이렇게나 기쁠 일이던가
8월 24일 오른쪽 다리에 쥐가 나면서 깼고 오른쪽 네 번째 손가락에서 뻣뻣하고 당기는 불편한 느낌. 어제저녁만 해도 발목 안쪽이 좀 찰흙 같았는데 오늘 아침에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에게 보여 주려고 보니 원래대로 돌아와 있었음. 호산구 수치 증가의 원인을 찾을 수는 없는지 물어보니 해당 증상 자체가 세계적으로 많이 일어난 사례가 아니라 알 수 없고 대부분 그로 인해 부기가 생기면 일시적으로 약을 쓰면 바로 좋아진다,고만 함. 원인을 알기가 어렵다고.
8월 25일 어제 아침에 약을 먹은 후로는 복용 중단. 오늘 아침에는 왼쪽 다리에 쥐 나는 느낌이 나면서 깼고 오른쪽 네 번째 손가락이 여전히 불편하고 양 발가락도 좀 불편. 호산구 수치를 증가시키는 주요 원인이 자가면역, 류마티스, 기상충, 알러지인 것 같은데 처음엔 나도 모르게 먼지 알러지가 있었는데 그날 회사에서 너무 먼지 가득한 걸 다뤄서 그런 건가 싶다가 관절 부분들이 여전히 불편하고 처음 부었을 때도 손목, 손가락, 발목, 발가락, 무릎이 아프고 움직임에 제한이 생겼던 걸 생각하면 류마티스 쪽인가 싶기도 함. 지금은 손등은 안 붓는데 손가락이 부은 상태
8월 26일 혈관외과에서 피 검사를 하고 혈관내과와 류마티스내과에 협진 의뢰를 해줌. 혈관 강화 약 2주 치 처방
8월 27일 여전히 손가락이 뻣뻣하고 왠지 아침에 발바닥이 좀 붓고 종아리 쪽에 쥐가 나는 느낌이 듦
8월 28일 1만 2천 보 정도 걸었고 30분 정도 서서 거리 공연을 봤더니 발이 좀 붓고 발목 안쪽도 다시 진흙 같아짐
8월 29일 같은 상태. 부어서인지 필라테스할 때 발가락을 꺾어서 지탱하는 자세를 취할 때 오른발에 통증
8월 30일 전체적으로 어제보다 더 붓는 느낌. 특히 발가락과 발바닥. 다음 주 대자연이라 그 영향도 있나 싶음. 손등도 살짝 부은 것 같고 다리 자체가 무겁게 느껴짐
9월 2일 작품 설치 때문에 5kg 정도 되는 작품 서너 개를 두어 번씩 옮겼더니 바로 손 전체가 붓고 당기기 시작. 시간이 갈수록 통증이 심해지고 쥐가 남
9월 6일 혈관외과에서는 호산구 수치는 현재 정상이고 이미 스테로이드제를 먹어서 원인을 찾을 수 없게 되었으니 일단 한 달 뒤에 다시 검사를 하자고 함. 류마티스내과에서는 손가락 마디들을 눌렀을 때 통증이 크지 않지만 육안으로 봤을 때 부어 있기는 하니 검사를 하자고 함. 그래서 또 피를 뽑고 엑스레이를 찍고 한 달 뒤에는 초음파 검사도 예약
9월 16일 여행에서 가장 걱정됐던 게 발의 상태였는데 오래 걸었을 때 종아리 쪽에 툭툭, 하는 느낌이 있기는 했지만 발이 붓지는 않음. 정말 앉아 있는 게 문제인 건가. 다만 신발과 닿아서인지 발락과 맞닿는 부분의 윗면이 아팠고 오른손 검지는 여전히 불편
10월 8일 혈액에서도 손가락 초음파에서도 류마티스 관절염이 발견되지는 않음. 방아쇠수지증후군일 확률이 높다고 했으며 증상이 심할 때는 파스를 쓰고 아주 심해지면 주사를 맞으라고 함
이번 병원 순례에서 느낀 것 중 하나는 대학병원 시스템이 정말 너무 비효율적이라는 거다. 피만 오조오억 번 뽑았는데 두 달째 원인도 못 찾고 계속 협진 요청으로만 이어지고 그럼 또 내 시간, 교수 시간, 과별 시간을 맞추느라 한 달이 그냥 간다. 돈과 시간과 몸이 영원히 고통받는 시스템. 진짜 영원히.
또 이게 어느 지점에 확 나빠졌던 걸 의사 선생님이 원인 찾기도 안 하고 스테로이드제 써버리는 바람에 증상도 애매하게 남고 원인 찾기도 애매해졌다. 어느 지점에서 다시 나빠질지 알 수 없어서 신경 쓰느라 매일을 너무 예민한 상태로 보냈다. 그리고 같은 병원인데 과를 옮길 때마다 그동안의 모든 과정과 받은 검사와 결과와 알러지 있는 약 등등을 처음부터 다시 얘기해야 한다는 것도 정말이지 이해가 안 됐다. 기록 왜 안 하지. 했다면 왜 공유가 안 되지.
류마티스 관절염도 아니고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건 방아쇠수지 증후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게 이 과정의 최종 결론이다. 알러지 때문에 소염진통제를 먹을 수 없으니 미미한 효과겠지만 파스를 붙여보고 손댈 수 없게 통증이 심해지면 주사를 맞으러 오라고 했다. 결국 제대로 된 부기의 원인을 찾지 못해 찝찝하지만, 어쨌든 오늘로 나의 대학 병원 순례는 일단락이 났다.
나는 앞으로 손가락과 발가락에 미미한 통증을 느끼는 것이 기본인 상태로 지내게 될 테다. 그동안 내가 너무 지나치게 건강했구나 싶었다. 문제가 생긴 뒤에야 그것이 감사한 일이었다는 걸 알게 된다. 이제 나의 감사는 악화되지 않는 증상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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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22
와. 비행시간만큼 잤네. 피곤하긴 했나 봐.
240923
어제 내내 자서인지 정작 잠들어야 할 시간에는 잠이 오지 않았다. 벌써 4시가 넘은 시각. 다음 달에 결제하러 갈 작품을 생각하다 보니 다음에 오르세에 가게 되고, 기증자들의 컬렉션이 상설전이라면 거기에 좀 더 집중해서 관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컬렉터들의 관점과 취향을 가늠해 보는 거지.
240924
보정할 사진을 고르느라 파리에서 찍은 것들을 보다 보니 로댕 미술관에서 생각하는 사람을 정말 여러 각도에서, 보일 때마다 찍었더라고. 꼭 혼자만의 생각에 집중하려는 사람을 졸졸 좇아다니며 무슨 생각하느냐고 귀찮게 군 것 같아. 웃음이 났다.
240925
지난 토요일에는 한국에 와서 일요일로 넘어가는 밤에 거의 비행 시간에 맞먹는 13시간을 내리 잤다. 그래서 시차 적응 바로 하고 그냥 몸이 피곤해서 푹 잤구나 싶었는데 아니었다. 월요일로 넘어가는 밤에는 리터럴리 1분도 못 잤다. 나는 그게 또 전날 너무 많이 자서인 줄 알았지. 그런데 화요일에서 수요일로 넘어갈 때도 잠을 못 잤다. 이상하게 10-11시 사이에 너무 졸려서 잠깐 기절했다가 일어나면 또 잠이 안 오기를 반복했다. 사실 핸드폰을 빨리 내려놓지 못하는 탓도 있을 거다. 여행에서는 모든 시간이 내 거였는데 이젠 아니니까, 자려고 애써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미련 가득하게, 또 미련하게 새벽까지 핸드폰을 쥐고 있다. 그런데 언제나 그렇듯 잠이 안 온다고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는 건 또 아니다. 어쨌거나 자려고 애쓰는 시간이기도 하고 무언가를 하기에는 몸은 또 피곤한 상태라 진퇴양란이지 뭐.
240927
입점몰들을 관리하다 보면 상황에 따라 특정 상품을 일시 품절/중단시키거나 영구 중단시켜야 하는 일이 생긴다. 일시 중단은 브랜드 관리자가 어드민에서 온/오프할 수 있고 판매뿐 아니라 노출과 비노출도 선택할 수 있다. 그런데 영구 중단은 플랫폼 담당자에게 요청을 해야 한다. 더는 팔지도, 노출하지도 않을 거라고. 출근 길에 이 생각은 쉼과 자살로 이어졌다.
241004
아무래도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을 사랑하게 된 것 같다. 박상영 작가님 소설 톤을 엄청 섬세하게 구현해냈다. 그리고 특전 내 앞에서 끊겼기 때문에 반드시 한 번 더 봐야만,... 김고은 님 진짜 연기 천재시고, 노상현 님 아니 제 완식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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