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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건 본문
새 신을 신고 동서울터미널로 외근을 다녀왔다. 동서울 터미널에 가는 건 처음이었다. 군대 간 애인이 없었어서 그렇다.
너도나도 다 신는 흰색 스니커즈를 나도나도 샀다. 엄마 앞에서 원래 신던 걸 빨았더니 신을 게 없고 나는 흰 운동화가 갖고 싶다고 한탄을 했더니 맘 바뀌기 전에 얼른 하나 고르래서 골랐다. 알고보니 나는 아직도 에이비씨마트 회원이 아니길래 가입하고 만오천 원이나 할인을 받았다. 제 돈 주고 사면 아까운 것들이 많다. 그치만 그러면서도 제 돈 주고 사야 제대로 된 걸 샀다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제멋대로다.
경건은 형태가 아니라 마음이고 마음에서 비롯되는 행위다. 그런데 자꾸만 텅 빈 형태를 정해놔서 문제다. 마음이 없는 줄도 모르고 자신을 속이면서.
좋아하는 감정을 숨기지 않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그러니까 어떤 관계가 되자,고 말하기는 어렵다. 내가 그만큼이나 보여주면 그 말 정돈 상대가 먼저 해주면 좋을 것 같다. 이미 난 다 보여줬으니까 결정은 네 몫이지, 싶은 것도 있고.
<이사야>를 묵상하기 시작했다.
이상형을 물으면 잘생겨 보이는 사람,이라고 대답해야지 생각하고는 스스로 뿌듯했다. 그러다 금방 아차, 싶었다. 그럼 어떤 사람이 잘생겨 보이냐고 묻겠지. 결국 원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