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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하트

KNACKHEE 2016. 4. 15. 20:43

 

 

 

 

책이 잔뜩 쌓인 창고 정리를 위해 알바를 써야 했다. 사장님은 친구들 중에 시간이 괜찮은 사람을 부르라고 했고, S찡이 내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우리는 하루 종일 육체노동을 하고 노곤노곤해졌다. 중간에 선배한테 창고청리를 해서 노곤노곤하다고 했더니 화이트칼라인 줄 알았더니 블루칼라였다며 웃었다. 내가 고자라니, 버전으로 내가 블루칼라라니, 를 한 번 외치고 퇴근 준비를 했다. S찡이 고생해준 게 못내 고마워 저녁을 사겠다고 했다. 마침 S찡이 다음날 예정돼 있던 피맥 약속이 취소됐다기에 그럼 피맥! 하곤 지난번 선배가 알려준 팁대로 '광화문 피자 존맛'을 키워드로 검색해 '핵존맛'이라고 추천하는 곳을 찾아갔다. 웨이팅이 있을 수도 있단 블로거의 말에 조마조마했는데 럭키. 전혀 없었다. 지난 번 만난 연희동의 봉구비어 사장님 말처럼 직장인들의 불밤이 금요일에서 목요일로 옮겨간 건가 싶었다. 이곳의 피자는 맛있었지만 핵존맛,까지는 모르겠는 맛이었고 한옥을 개조한 내부 인테리어가 운치 있었다. 분위기가 좋아서 또 오고 싶다,고 생각했고 자연스럽게 K를 떠올렸다.

 

 

S찡을 버스 태워 보내기 위해 서촌에서 광화문까지 걸어오는 길에 광화문 광장에서 동물 친구들을 만났다. 얼마전에 주토피아를 본 터라 여우를 보곤 닉을 외쳤고 사자를 보곤 시장님!을 외쳤다. 시장님 이름은 생각이 나질 않아 초록창에 물어보니 라이언하트라더라. 등을 찍고 싶은데 핸드폰으론 전혀 잡히지 않아 포기에 다다른 순간 이런 사진을 득템했다. 또 럭키.

 

무슨 얘길 왜 그렇게 신나서 떠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S찡에게 많은 말과 웃음을 쏟아냈다. 오늘 정말 고생했어, S찡. 진심으로 고마워.


점심 먹고 회사 주변을 산책하다 S찡이 꽃밭에서 사진을 찍어달래기에 백 장 찍으면 한 장은 건지겠지,의 마인드로 쉴 새 없이 셔터를 눌렀다. S찡은 부끄러워했다. 오늘의 포토제닉은 의도하진 않았지만 꽃을 훔치는 콘셉트로 찍혀버린 컷이었다. 짱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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