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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 Bossanova,
봄밤 본문
봄밤.
This is my Father's World.
집에 오는 길에 교보에 들러 올해의 젊은작가상수상작품집을 샀다. 2011년부터 매년 빠뜨리지 않고 산다. 정말 오랜만에 즐겁게 소설을 읽었다. 이 작품을 잘 읽어내야만 한다는 부담 없이 문장이 살갗에 닿는 느낌 그대로.
사무실이 광화문 교보 근처에 있다는 건, 마치, 방앗간을 지척에 두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백석 아저씨가 진짜 근현대 문학사 비쥬얼 원톱인 것 같다. 넘너른히.
좋아하는 거냐 물었더니 잠시의 침묵 후에 사랑합니다, 라고 말하더라. 나는 정곡을 찔려서 당황한 침묵인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어. 겁나 매력있네. 네. 사랑합니다.
선배에게 키가 크고 싶다고 말했다. 왜냐고 묻기에 롱재킷을 더 멋있게 입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선배는 멋드러진 사진을 첨부하더니 이런 거냐고 물어서 워너비라고 했다. 역시 패션은 다리 길이인가, 하기에 길이와 비율이라고 정정했다. 선배가 비율이 먼저고 그 다음이 길이라고 하기에 인정했다. 나는 이번 생에선 글렀다고 했더니 자신도 그렇다며 천국에서는 이런 기준으로 기죽을 일 없겠지? 하기에, 빨리 주님 나라에 가고 싶다고 했다. 선배는 다리 길이 때문에 천국 소망이 커졌다며, 뭔가 이상하게 홀리하다며 웃었다. 많은 부분이 진심이었다.
저주보다는 축복이, 불평보다는 감사가 익숙한 사람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