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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좀 울었다

KNACKHEE 2019. 2. 22. 00:24

좀 울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라서. 어떻게 해도 변하지 않고 나아질 것 같지 않은 여러 상황에 진절머리가 나서. 지겹다. 삶의 질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 중 하나가 일기인데. 일기가 이렇게나 밀려있다는 건, 이렇게나 매일을 놓치고 있다는 건, 그만둬야 한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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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난 회사가 진짜 나빴던 게 뭐냐면. 죽음에 대한 생각을 너무 쉽게 하게 만들어버렸다는 거다. 그때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것 같으면 나도 모르게 생각이 죽음을 향해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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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관절에 퇴행성관절염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그래서 CT 촬영 비용으로 오만 원을 덜 냈다. 잘 때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이를 꽉 물고 있는지 체크해 보라고 해서 지난 주말 병원에 다녀온 이후로 의지적으로 체크를 하려고 하는데, 인지할 때마다 어금니를 꽉 물고 있었다. 의사는 이 정도면 적어도 6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됐을 텐데 왜 그 전에 오지 않았느냐고 했다. 나는 몰랐다고 답했다. 통증을 참으면 안 된다고, 경미한 통증을 잘 감지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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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가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전문가'로 불리는 사람이 '너는 여기 여기가 이렇게 아파.' 하고 말해주는 게 좋다. 그런 진단을 받고 나면 열심히 살지 않아도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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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상대를 만나려 애쓰지 않게 될 때, 오랜만에 닿은 연락에도 무감할 때, 관계의 수명이 다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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