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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메기

KNACKHEE 2019. 10. 2. 23:49

출근 전에 두 번이나 전화해서 확인했는데도 확답을 못 준다고 하더니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태풍 때문에 비행기가 결항됐다는 연락이 왔다. 어차피 회수할 수도 없는 반차라 오후에 처리해도 되는 일들을 굳이 굳이 오전 업무 시간에 했다. 왜냐면 윗분들이 모두 안 계셨으니까! 낄낄. 그리고 이런 거 바로 처리 안 해버리면 업무에 집중할 수 없다고, ... ;_ ; 결항된 항공사에 연락해 환불 요청을 하고 결항 확인서를 다운받아서 돌아오는 비행기를 예약한 항공사에 전화해 메일로 보내고 숙박 플랫폼에 전화해서 환불 가능 여부 확인하고 카드사에 전화해서 이미 지불한 금액을 돌려받는 과정을 확인했다. 이 과정을 일일이 통화로 처리하면서는 기계가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런 식이라면 그런 날은 죽기 직전쯤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니 그런데, 진짜 지난여름에 유일하게 만들어 둔 숨구멍이었는데, ... 이날만 보고 존버했는데, ... 두 달 전에 반차 올렸다고 그렇게 가고 싶었냐며 놀림거리 됐었는데, ... 카메라 충전도 해놓고 메모리도 새로 샀는데, ... 너무 낙심했다, 나는. 아 사실 이 시점에서 제일 짜증난 건 확답 이렇게 늦게 줘서 사무실에 짐을 싸들고 오게 했다는 거다. 안 그랬으면 좀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을 텐데! <메기> 앞 타임에 있던 <벌새>도 볼 수 있었을 텐데! 아니 그런데 멀티 플렉스 진짜 작은 영화에 관 너무 안 준다. 상영관 수가 적은 것도 적은 건데, 시간대 진짜, ... (이마짚





애옹이가 애옹애옹.



하. 오늘 제주도 가려고 양말도 신경써서 골랐는데, ... 흡. 곱씹게 되는 낙심.

_


<메기>는 정말 유쾌했다! 초반에 이주영 배우님이 병원 잔디밭에 앉아 있다가 구교환 배우님이 부르는 소리에 해맑게 뛰어가는 모습이 제일 좋았다. 영화는 믿음의 싱크홀을 보여주며 계속해서 묻는다. 누구를, 무엇을 믿을 것인가. 그런데 믿음은 그게 어느 방향을 향해 있든 우리를 싱크홀로 밀어넣는 건 매한가지인 것 같다.


"사랑의 두려움은 상상력으로 이어집니다."



오늘의 라스트팡! 민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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