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 Bossanova,
EARLY HAPPY RM DAY 본문
다타는 언제나 사랑이지. 수제버거계의 에르메스인 거시다.
작년 즈음부터 단색화가 언론에 자주 등장하길래 대체 뭔 사조야, 알고는 있어야지, 하면서 찾아보다가 단색화 화가가 아니라 서세옥 작가에 입덕했지 뭐야. 번진 선과 여백으로 표현되는 관계라니. 덕통사고 안 당할 수 없었다. <PEOPLE> 사이에 있던 <PERSON>조차 사방으로 PEOPLE의 여지를 열어놓고 있는 게 못내 좋았다. 사각형 안의 점은 꼭 섬, 같이 느껴졌는데, 정현종 시인의 시 '섬'이 떠올랐기 때문일 테다. <DANCING>의 흥겨움이 좋았고 숨어 있는 서명 찾기도 즐거웠다.
거울 셀카는 못 참지.
운 좋게 가까운 시간대의 취소석을 잡아서 간 공예박물관에서는 쇤브룬을 떠올렸다. 건축물과 그것을 둘러싼 조경이 아름답단 생각이 든 건 동유럽 여행 이후 꽤나 오랜만의 감상이었다. 그런 공간이 삼청동에 자리를 잡은 것도 너무 찰떡이고. 공예의 역사를 보는 건 흥미로웠다. 특히 공예가 '예술'의 영역으로 편입된 게 최근이란 지점이. 무언가를 규정하는 기준은 계속해서 바뀌기에 끊이지 않고 질문을 던지는 작업이 필요하다. 전시 공간 곳곳에 '일상, 편안' 등의 단어가 놓이기도 했는데 공감이 잘 되지는 않았다. 동시대의 공예품이 일상에 놓이려면 필수품 외의 것을 놓을 공간이 있거나 그것을 아끼지 않고 예사로이 쓸 수 있어야 하지 않나, 싶어서. 공예품의 위치와 개념이 달라지면서 과거의 일상,은 오늘날 일종의 사치,가 된 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리고 미리 축하하는 너의 생일을 위해 또 시집을 챙겼지. 김언 시인의 《너의 알다가도 모를 마음》 중에서 덕메가 고른 페이지를 펼쳐 한 편을 소리 내 읽었다.
덕메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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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자주 괜찮아질까, 를 생각했다. 괜찮아질 수 있을까, 이 모든 상황들이. 이 모든 마음들이. 무엇보다 열등감이 무언가의 원동력이 되지 않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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