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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EARLY, HAPPY V DAY

KNACKHEE 2021. 12. 26. 19:48

2018년 이후로 이 앞을 지나가는 건 처음인 것 같다.

진짜 김태형 얼굴이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고여, ... 얼굴로 그냥 서사 한 편 뚝딱이다. 그런데 들어가자 마자 2-3년 정도의 간극이 있는 사진이 나란히 배치돼 있어서 나도 모르게 "너무 많이 커버렸어. 누나는 속상해" 하고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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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압구정 쪽은 진짜 너무 멀다. 세 시간을 달려왔는데 전시 공간이 너무 작아서 조금 실망하기도 했다. 홈마님들, ... 괜찮으시다면 종로-삼청 쪽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요, ... 흑흑. 근데 생각해보면 1년 반 동안 압구정 출퇴근 한 과거의 나, 진짜 리스펙이다.

딸기 케이크를 노렸으나 솔드아웃이었다. 대체재를 찾았지만 영 마음에 들지 않아서 우리는 저녁을 스킵하고 카페를 한 군데 더 가보기로 했다. 보고 있니 얘두라, ... 누나들이 너네 생일에 이렇게 진심이야, ... 인형을 세워두면 그래도 좀 나은데 저렇게 포카를 세워둘 때면 매번 제사상 같아서 흠칫 흠칫 놀라곤 한다.
이 카페를 처음 갔던 건 2018년이었는데 그때만 해도 가구 브랜드에서 운영하는 동네 책방 겸 카페였다. 하지만 얼마 전에 책방 운영을 종료하고 카페로만 공간을 유지해나가고 있었다. 친구에게 그 얘길 전하며 물론 오프 매장이 너무 노른자 땅에 많아서 그런 탓도 크겠지만 교보문고도 적자래고, 책은 어떤 형대로 남아 있게 될까, 라고 한탄 섞인 물음을 던졌다. 친구는 굿즈 형태이지 않나, 소장하려고 사잖아, 라고 했지만 사실 거기에 동의하기는 좀 어려웠다. 책을 '굿즈'라는 개념으로 치환할 수 있는가. 굿즈는 원 콘텐츠가 있고 그것에 대한 기억이나 관심을 더 오래 지속하게 하려는 마케팅 수단인데. 책이 그런가. 그건 책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이기도 해서 누군가에게는 굿즈가 될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좀 불가능한 일인 것 같다.

이어서 간 곳도 그다지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사실 처음에 갔던 곳 옆에 있는 카페에 가고 싶었는데 가격대가 전반적으로 높아서인지 친구가 영 탐탁지 않아 하는 듯하길래 친구가 찾은 곳에 간 차였다. 나는 어차피 할 거 돈을 좀 더 쓰더라도 목적에도 부합하고 보기도 좋은 게 좋지, 의 쪽이고 친구는 인테리어가 중요한 게 아니고 주 목적인 케이크의 종류가 많은 것만 충족되면 되지,의 쪽이어서. 첫 번째 카페도 두 번째 카페도 찾고 합의를 보는 데에 좀 진이 빠져서, 친구에게 어차피 우리는 내년에도 거의 매달 보게 될 텐데, 매번 서로 배려하느라 결정이 느리고 어려우니까 돌아가면서 그날의 코스를 모두 결정해오고, 군말 없이 따르자!고 제안했다. 일단 내년은 그렇게 굴려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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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조금 이르지만.
우리 멋쟁이! 축하해, 생일!

사실은 이렇게 낡고 가난한 마음을 가지고 성탄과 연말 인사를 전하는 게 맞는 일일까, 고민이 됐다. 그래도 거르기는 아쉬운 연례행사라서, 바라는 고요가 담긴 사진을 고르고 매번 쉽지 않은 희망사항을 써 넣었다.
그냥 떠오른 단어였어서 인쇄 발주까지 해놓고 뒤늦게 성경에서의 위치를 찾았다. 변수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STAND STRONG이 붙어 있는 형태로 등장하는 건 시편 30편뿐이었다. 태평성대를 이룬 다윗이 좋군, 내 군대가 얼마나 되나 세볼까? 룰루! 하자마자 이스라엘에 역병이 닥친다. 다윗은 고통스러워서 애꿎은 백성들은 벌하지 말고 죄가 있는 자신만 벌하시라고 회개하며 애원한다. 이상하지 않나. 그가 무슨 죄를 지었길래 벌을 받고 회개해야 한단 말인가. 그의 죄는 '형통을 틈타 교만한 마음이 싹트기 시작함'이었다. 한 목사님은 이를 두고 그만큼 하나님께서 다윗을 사랑하시기에 작은 죄의 여지조차 초반에 잘라내고자 하셨던 거라고 해석했다. 여전히 온전하게 받아들이기는 어려워서 일단 '형통'과 '교만'만 이해해보려고.
재미있는 일을 좋은 사람들과 하며 연봉도 착실히 높여가는 중이었고, 대학원 공부는 그 쓸모가 어떻든 그것만 할 수 없는 게 한탄스러울 만큼 너무 즐거웠다. 그래서 내가 잘 살고 있는 줄 알았지. 오로지 나만 생각하고 돈에 자꾸 더 중요한 자리를 내어주고 빈번하게 술을 마시고 자주 욕을 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아까워하고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낄낄대면서. 엉망진창이었는데 잘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변할 것들만 붙들고 교만으로 가득한 시간을 보냈다. 어쩐지 이상하더라고. 분명 행복해야 하는데 시선은 자주 소멸에 머물렀다. 삶을 확신하지도 못하면서도 그게 호시절인 줄 알았다. 진짜 엉망이었네.
그리고 그 시절은 생각도 못한 타이밍에 아주 순식간에 끝나버렸다. 관련된 일부 문제는, 그러니까 밀린 월급은 두 달이 지난 오늘까지도 해결되지 않아 심장이 다져지는 기분에 휩싸이곤 한다. 그러게. 끝이 좋은 일이 세상에 얼마나 되겠어. 알고 보니 과정도 내게는 옳지 않은 것이었는데.
이 회고를 매끄럽게 정리하려면 STAND STRONG이 어떤 희망의 상징으로 쓰였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 은혜가 존재하는 상태로 쓰였을 뿐이다. 그러니까 그것조차, 내 의지와 노력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그분의 호의이며 그렇기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하나님 앞에 바로 서서 성경에 바탕을 둔 가치를 좇으려 노력하는 것뿐이다. 그게 인생에서 집중해야 할 전부인 거고. 아는 것과 행동하는 건 또 너무 큰 간극이라 여전히 나는 멍청한 생각들을 하며 좌절하겠지만 그래도 알았으니 이전과 아주 같지는 않겠지. 그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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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말씀 / 요한복음 14장 01절-07절 "근심하지 말라"
욥기 5장을 보면 우리의 삶은 실망과 공포로 가득 차 있다. 우리가 원하는 우리의 모습이 아니라서 우리는 실망하고 두려워한다. 성경에서는 세 가지 이유를 들어 근심하지도 불안해 하지도 말라고 말한다. 우선, 우리는 예수님을 믿을 수 있다. 예수님께서는 부탁이 아니라 '나를 믿으라'고 명령하셨다. 성경에는 우리가 어떤 삶의 가치를 추구해야 할지 인생의 지도가 담겨 있다. 예수님을 믿는다면 천국에 갈 것이기에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디모데전서 2장 5절, 사도행전 4장 12절을 통해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만이 천국으로 가는 유일한 길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예수님께서 다시 오실 것이기에 우리는 근심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우리가 천국에 가는 건 어떻게 확신할 수 있나? 다음의 과정이 필요하다. 우린 모두 하나님의 명령을 어긴(로마서 3장 23절) 죄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헬라어에서 죄는 '표적을 빗나가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거룩하신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누가 완벽한가? 아무도 완벽하지 않고 우리는 모두 결점을 가지고 있다. 우리에게 결점이, 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누군가를 탓할 필요도 없다. 누가복음 18장 13절처럼 '하나님이여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죄인입니다'라고 고백해야 한다. 그런 후에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나를 위해' 죽으셨음을 인정해야 한다. 아무도 예수님께 강요하지 않았지만 우리를 사랑하셨기에 기꺼이 그렇게 하셨다. 또 우리의 죄를 회개해야 한다. 잘못한 것에 미안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죄를 버리고 죄로부터 돌이키려는 변화가 있어야 한다. 그러고는 우리 삶에 예수님을 초대해야 한다. 구원은 믿는 것만으로 일어나는 게 아니라 예수님을 마음속에 받아들였을 때 일어난다.(요한계시록 3장 20절) 마음의 문을 열고 예수님께서 들어오시게 해야 한다.(요한복음 1장 12절) '저의 죄를 용서하시고 제 삶에 들어와주세요'라고 고백하는 순간이 꼭,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믿음을 공적으로 선포해야 하고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을 바로 지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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