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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 라이브즈

KNACKHEE 2024. 3. 24. 14:33


최애 영화 리스트가 업데이트됐다. <월 플라워>, <레이디 버드>, <최악의 하루>, <패스트 라이브즈>.

다 보고는 여운,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지내다 문득문득 생각날 것 같은 영화. 인연, 그러니까 쌓인 그 8천 겹의 단어를 대사 없이 눈빛으로 전달하는 장면들이 특히 좋았다. 복잡하고 진한 감정으로 끌고 가는 영화 진짜 좋다. 금요일 밤마다 틀어놓고 싶네. 이렇게나 우아한 영화라니.
노라 남편의 태도는 포기에 가깝게 느껴졌다. 이기자고 들면 질 것 같으니까. 맞닿고 난 뒤의 유효 기간을 알 수는 없지만 쌓인 애틋함은 힘이 세니까. 그래서 조금 비겁하단 생각도 들었다. 노라의 발음이 꽤 이슈였던 걸로 아는데 현실적이라 오히려 좋았다.


그때는 있었고 지금은 없는 나에 대해 생각했다. 그 언젠가 분명 존재했던. 노라가 자신이었던 나영을 그리워하기 보다는 추억할 수 있는 사람이어서 좋았다. 나아가는 사람.
10대의 나영은 노벨상을 20대의 노라는 퓰리처상을 받고 싶어 했다. 30대가 된 노라에게 해성이 지금은 무슨 상을 받고 싶느냐고 묻자 요즘은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나는 많은 스토리들이 그렇듯 관계에서 행복과 안정을 찾은 인물이 더는 일에 욕심을 내지 않게 됐다는 식의 얘기가 이어질까 봐 조마조마했다.
하지만 노라는 그러지 않았다. 그럼 지금 생각해 보라는 해성의 말에 잠시 시간을 갖고는 토니상이라고 답한다. 여전히 받고 싶은 상이 있는 30대가 된 노라가 좋았다. 시간과 시절에 따라 꿈의 모양과 방향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그 크기와 중요도가 축소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는 게. 야망가들 너무 최고다.

그런데 영화 보면서 제발 선을 넘어! 하고 속으로 얼마나 외쳤던지,... 낄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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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미친. 투바투 선예매 신청 기간 또 놓쳤다. 아니 공지를 새로 줘야지, 맨날 이미 준 공지 페이지에서 내용만 업데이트하니까 알림이 안 오잖아. 짜증나네 진짜. 멤버십 가입 왜 해 이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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