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 Bossanova,
보조 텍스트 의존자 본문



















막간의 페이스












































깜빡이는 조명들 틈에서 진행된 티노 세갈의 라이브 퍼포먼스 작품을 보면서는 1호선의 나날들이 떠올라 무척 흥미진진했다. 자신의 퍼포먼스를 선보인 뒤 유유히 자리를 뜨는 무용수와 천장에 무수히 떠 있던 생각의 말풍선들. 헿 이런 말 하지 마까,...
목소리는 보통 권력이나 용기에 대한 은유로 사용된다. 맥락 없이 던져진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은 권력과 용기 중 무엇으로 읽어내도 어색함이 없다. 쥔 것이 없는 이들이 슬픔과 희망을 차곡차곡 쌓아 연대하며 터뜨리는 용기도, 권력을 지닌 이가 보편에서 빗겨나 있는 무언가를 지긋하고 집요하게 바라보다가 내는 용기도 좋아한다. 아름답고 치열한 자기만의 방식으로.
그래서 사랑하지, 예술. 사실 그래서 어렵고. 아티스트가 들인 시간과 자신만의 시각으로 소화해 낸 결과물들을 전시 공간 내에서 단박에 따라가기는 쉽지 않다. 이 전시도 흥미로운 개념과 형태들이 공간에 가득했던 것과는 별개로 조금 막막했다. 어디서부터 생각을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뮤지엄을 나와서도 한참 헤맸다.
일단 이해가 도달한 곳은 뮤지엄 밖에서 기온, 습도, 대기 오염 등 지상의 모든 소리 정보를 수집해 전시된 각각의 작품에 목소리를 쥐여 주었다는 것. 이런 맥락에서 전시 공간 전체가 거대한 하나의 유기체로 기능한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전시 포스터의 음표를 닮은 폰트도 인상적이었지. 생각지 못한 로버트 라우센버그의 작품을 본 것도, 필립 파레노가 그 작품을 활용한 방식도 감탄의 연속이었다.
전시를 보고 나오면 알아가야 할 게 산더미라 절겁네. 보조 텍스트 없이 읽어내고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 좀 더 많아지면 좋겠다. 그렇게 되어야지.









이어진 전시와 얻은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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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 있나요?
오, 간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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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담당자는 중간에 뭔가 말이 잘 안 통한다고 생각했는지 중간 라인인 나를 제외하고 대표에게 다이렉트로 연락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너무 기분이 나빴는데 생각할수록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이구나 싶었다. 맨날 통화할 때마다 왜 이렇게 못 알아먹느냐는 식으로 말하는 거 티났는데 그럴 수밖에. 그동안 일해온 방식이 너무 달라서 나는 재차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이건 처음부터 대표랑 얘기했어도 매한가지였을 거다. 그렇다면 어떻게든 나랑 얘기해서 일을 마무리했어야 하는 것까지가 이 사람의 역할인 건데 그걸 못 했으니 이 사람의 능력은 거기까지인 거다.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게 사실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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