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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서른일곱 번째 뜨생과 첫 공식 스케줄

KNACKHEE 2020. 9. 26. 21:32

 

PHOTO BY. 밍

 

와, 세상에나. 미쳤다. 이게 얼마 만의 학교야! 너무 신났네 진짜. 그리고 생판 모르는 건물들 너무 많아서 이런 걸 두고 격세지감이라고 하는군, 하면서 라떼 사발로 들이켰다. 뜨생 친구들과 함께 참석할 행사 일정이 학교 앞이어서 아예 모임 일정부터 학교로 잡아버렸다. 장소는 우리가 다닐 때도 있던 카페로! 내부는 바뀌었지만 같은 이름을 달고 있는 카페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게 못내 반가웠다. 이번 발제자는 나였고, 이미 탱의 지난 발제가 끝나기 전부터 주제를 정해놓은 차였다. 디올! 디올이 거의 4대 명품으로 취급될 만큼 매출이 급부상하고 있다는 기사를 봤고 그렇다면 2017년의 구찌에 이어 이번엔 디올을 해보자, 하고 준비에 들어갔다. 마케팅과 소비론적인 측면 위주로 다루게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자료를 찾다 보니 2007년엔가 헤리티지 매니지먼트 팀이 신설됐다는 기사를 보게 됐고, 여기에 완전 꽂혀버려서 발제는 기승전-헤리티지가 되었다. 헤리티지 매니지먼트라니. 진짜 너무 매력적인 거 아닌지, ...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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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 N이 자비 출판한 시집에 뜨생의 이름으로 서평을 수록하게 되었고 저녁에는 학교 근처 카페에서 출간 기념 파티가 있었다. 뜨생의 이름으로 참석한 첫 공식 스케줄! 신기한 경험이었고, 어쩔 수 없이 마주치면 아, 안녕, 외에는 할 말이 없는 동기들 몇몇을 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어설프게 아는 사람들을 보느니 그냥 쌩판 모르는 사람들을 만나는 게 덜 피곤하고 편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결혼식도 그렇고 이런 행사도 그렇고, 동기들이 여럿 모이게 되는 자리에 뜨생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너무 다행이다. 아, 언제나 열과 성을 다하는 탱은 오늘 행사에서도 자꾸만 개인 기록용으로 가져온 카메라를 공용으로 쓰려고 했고 보다 못한 밍이 막판에는 /제발 좀 진정해!/라고 제지해서 한참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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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맞다. 원래 오늘 겸사겸사 오전에 국제갤러리에서 내일 종료하는 전시도 볼 계획을 세웠었는데 이미 눈을 뜬 시각은 알람을 맞춰둔 것에서 한 시간이나 지난 후였다. 그때 가도 되긴 했지만 안 됐을 것, ... (? ㅋㅋ 아니이! 원래도 인기 많고 코로나 때문에 인원 제한도 있는 전시였는데 아렘이!!! 김아렘이!!!!! 다녀왔다고 사진 올리고 갤러리에서 그거 적극적으로 리포스팅하고 하면서 대기 더 엄청나졌고, ... 오픈 동시에 들어가지 않으면 불가능, 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오픈 입장을 시도해보려던 것이었는데 대실패. 아니이, 진짜 전시 시작한다고 했을 때부터 계속 갈 기회만 노리다가 2.5단계로 자중하느라 자체 딜레이 하다가 겨우 동선 맞춰서 저날 가야지, 하고 있었는데 아렘이 저렇게 인증샷 띄우는 바람에 내내 초조해만 하다 결국 이렇게, ... 원래 이런 식의 계획이 틀어지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인데 그래도 이번엔 좀 괜찮았던 게 저 전시 팀이 아예 제주도에 뮤지엄 오픈해버림. ㅋㅋㅋㅋ 이렇게 된 거 그냥 제주도로 가버리자, 싶었다. ㅋㅋ 그리고 나중에 어떤 분 인스에서 10시 30분에 가서 2시 30분 입장 대기표 받았다는 거 보고 아, ... 했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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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이틀은 사소할 수 있지만 그게 매일이 되면 더는 사소하지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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