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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 Bossanova,

조금 가벼운 가방을 들고 싶어서 궁리를 하던 차에 스페인 브랜드의 가방이 자꾸 인스타 광고로 떴다. 이래저래 후기를 찾아봤는데 괜찮은 것도 같고 애매한 것도 같아서 고민하다가 블프 세일도 한다기에 사봤다. 컬러가 많아서 고민하다 본능적으로 파랑을 샀고 와서 메고 보니 입고 있던 잠옷도 같은 파랑이었다. 파랑퍼렁파랭._ 아니 씨, 무슨 일이 해도 해도 끝도 안 나고 티도 안 나. 정시 퇴근에 왜 부채감을 느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8시간 일하기로 하고 지금 연봉 받기로 한 거고, 동의한 거긴 하지만 그마저도 이전보다 1000 가까이 역행한 거고. 상담 다시 받고 있어서 다행이다. 왜 살아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고통을 견뎌야만 하는 게 인생이라면 정말이지 왜, 굳이, 그렇게까지,의 마음이어서. 지금은. 지..

두 번째 상담 시간에는 싫어하는 것들, 참을 수 없는 것들에 대해 토로하듯 이야기했다. 생활 소음이 많은 것, 쩝쩝대면서 음식을 먹는 것, 음식의 냄새가 공간과 옷에 배는 것, 양치를 화장실 밖에서 돌아다니며 하는 것 등등. 선생님은 향과 냄새, 소리, 식감과 시각적 자극을 감각이자 공간, 분위기에 대한 예민함으로 풀어냈다. 그걸 들으며 하나하나의 감각이 모이면 모이면 분위기가 되는군, 하는 이상한 생각을 했다. _ 계약서가 필요한 걸 제출 하루 전날 알게 됐고 우리에게는 그에 적합한 계약서 레퍼런스가 없으니 제일 비슷한 형태의 계약서를 언급하며 동의만 해주면 막도장을 찍어서 내겠다는 말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비딩을 위해 작가님의 경력을 회사의 경력으로 퉁친 것만 해도 마음이 좋지 않았는데 이 상황에까지..

회사 근처에 다양한 에쏘를 파는 에쏘바가 있어서 점심을 먹고 종종 들러 서서 호록호록 마신다. 나는 자주 사무실 일등 출근을 하고 부지런히 퇴근을 한다. 로에베가 말아주는 핫춰컬릿을 먹으려고 개인 정보를 넘기고 매장을 둘러보는 척했다. 하지만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알았지. 나의 목적은 단지 핫춰컬릿뿐이라는 걸. 그런데 이번에 일본의 아티스트와 협업한 라인이 출시됐다고 해서 이것저것 물어볼 거리가 있기도 했다. H에게 받은 뜻밖의 트리 와인. 좋은 날 좋은 사람이랑 까야지. 카페 안도 밖도 벌써 온통 크리스마스라 너무 좋네.

B가 신혼여행으로 다녀온 포르투에서 데려와 준 양말. 타일이 유명한 곳이라 타일 무늬가 들어간 양말을 골랐다고 했다. 귀여워. 한번 굽 높은 신발을 신기 시작하니 원래 신던 보통의 굽이 성에 차지 않아서 새 닥마를 샀다. 그런데 길 잘못 들여서 오른쪽 주름이 휘몰아치고 있다. 맴찢. 게다가 굽이 높은 것과 발목 통이 좁은 건 무슨 상관인지는 모르겠지만 기본 첼시보다 발목 통이 좁아서 발목 바깥쪽 살갗이 쓸려 착색이 됐다. 두 번 맴찢. 구운 파인애플 진짜 맛있는디. 하와이안 피자도 당연히 호고, 민초 대극호. 국가 지원 사업의 혜택으로 다시 상담을 받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참 전 마음이 휘몰아칠 때 신청했다가 이제야 티오가 나서 받게 된 거라 그 사이 마음이 조금 나아졌다. 물론 요즘 계속 화가 난..

야근 멈춰, 다들. 현대미술 스터디 5주차 끝. 시작 정도는 오프라인 모임으로 해도 좋았을 텐데, 5회차를 모두 온라인으로 하다 보니 내내 좀 어색했다. 팬데믹 때문에 대학원도 절반은 온라인으로 했는데 여전히 쉽지 않네. 말할 타이밍 찾기도 어렵고 사실 집중도 오프라인보다 덜 되는 게 사실이고. 좋고 아쉽고 그러네. 게터다운 UX를 경험해본 건 좋았다.

대학원 첫 학기에 학번으로 잘라서 같은 조가 되었다는 인연으로 학기 중에도, 졸업 후에도 꽤나 정기적으로 만나서 이것저것을 먹고 보러 다닌다. 배경도 나이도 성향도 모두 달라서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사람 일 어떻게 될지 진짜 알 수 없다. 처음엔 좀 어색하고 불편한 것도 있었는데 이제는 서로 몇 번 부딪치고 나니까 민감한 주제는 암묵적으로 꺼내지 않고 서로 웃을 수 있는 주제들을 고른다. 이런 관계는 또 처음이라 신기하고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 이번에는 만나서 코스로 나오는 캐주얼 퓨전 요리를 먹고 노을을 잔뜩 보고 추위에 떨며 내려와서는 뜨끈한 오뎅바에 갔다.

미스치프 전시 보려고 부지런히 퇴근했는데 입장 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하고 라멘이나 먹었다. 그러고는 돌아가는 길에 한 건물 로비에서 스티븐 해링턴 작품을 만났고 오늘은 이걸로 됐다 싶었다. 넘좋. B랑 포근한 가을 밤 산책도 잔뜩 즐겼고. 갑자기 우박 내린 거 실화입니까. 운동 끝나고 집에 가다가 너무 놀라버림. 지구가 착실히 파괴되고 있다.

영화 시작하자마자 SHINee's BACK, 하고 시그니처 사운드가 나와서 뒷목에 소름이 싹 돋았다.울게 될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울 줄은 몰랐지. 첫 무대 영상으로 누너예가 나올 때부터 내내 울었다. 영상에서는 데뷔 연도인 2008부터 시작해 매해의 숫자가 화면 가득 띄워졌다. 그 숫자가 2017에 가까워질수록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사실 2017년에는 내가 나를 우느라 그 애를 위해 울지 못했다. 오히려 편해졌겠다 싶어 부러운 생각이 먼저 들었던 시절이어서. 그런데 이제는 그 애를 위해 울 수 있게 됐다. 그러느라 영화관에 앉아서 그렇게 많이 울었나 싶어. 나는 이제 나를 위해서 울지 않아도 괜찮아. 너도 네가 있는 곳에서 그랬으면 좋겠다.90년대생들의 성장을 함께한 영화가 라면 아..

트렌디하고 인스타그래머블한 전시 구성과 공간 디자인으로 입소문을 탄 곳이었는데, 이제는 그걸 넘어 아티스트의 인지도를 만들 수 있는 브랜드가 되었구나, 하고 생각했다. 는 안산에서 꿈을 꾸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갔다-올게,란 인사를 곱씹다가 무너져 내리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애정을 나누며 함께하던 이가 사라졌을 때의 감정을 슬픔이자 아픔으로 표현한 게 인상적이었다. 맞지. 감정과 감각은 연결되어 있지.돌연 풀밭에 엎어져 죽은 채로 발견되는 게 너의 얼굴이었다가 나의 얼굴이었다가 또 어느 누군가의 모든 얼굴이 되는 메타포도 좋았다.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에 물이 닿지 않도록 랩으로 감싸주고, 잃은 것을 체념하지 않고, 지난 이별을 떠올리며 크게 울 수 있게 위안해주고, 작별 인사를..

소중한 것과 눈앞에 닥친 것의 괴리에 괴로워하는 날들을 보내고 있다._ 나무로 만든 가구와 공예품, 건축 등을 다루는 잡지사에서 일한 적이 있다. 그곳에서는 매달 나무를 만지는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작업의 즐거움을 묻는 질문에는 이를 업으로 삼는 분들도, 취미로 즐기는 분들도 모두 이렇게 답했다."나무는 정직해요. 내가 시간과 공을 들인 만큼 결과물이 나오거든요. 또 나무를 만질 때면 잡생각이 사라지는데, 그것도 정말 좋고요."_이은우 작가님의 전시 은 특별한 목적 없이 반복된 '그리기'와 '만들기'가 쌓여 이뤄진 결과라고 했다. 매일 작업실로 출근해 한 시간의 타이머를 맞춘 채로 해내는. 전시장에 놓인 작품들이 하루를 여는 루틴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하니 꼭 작가님의 아침 일기를 읽는 기분..

와. 문특에 라이즈 나와서 보다가 진짜 너무 놀랐다. 아니 스엠은 어디서 이렇게 김샤준수같이 생긴 애를 데려왔어. 그런데 심지어 목소리도 비슷해. 그런데 또 심지어 윤상 아조씨 아들이 얘래. 염색하니까 느낌이 또 확 다르네.
미쳤다. 두밧두 선예매 기간 지난 거 오늘 알았다. 심지어 일반 예매 내일 모레임. 리터럴리. 아니 진짜 짜증나네. 공지를 새로 띄워줘야 알림이 오지. 기존 공지에 수정해 놓으면 어쩌라는 거야. 얘네는 매번 이것 때문에 너무 빡친다. 근데 물수제비 진짜 너무 좋다. 너는 어떤 마음으로 너를 던지는 건지 궁금해,라니. 미친. 인디밴드 덕후 시절을 거친 사람한테 이게 무슨 폭격이야. 진짜 딱 그 갬성이다. 그런데 이 무대를 못 보다니. 진짜 한이다._ 오늘은 장문의 카톡을 보냈다. / 근데 뫄뫄야. 우리가 더는 연락하지 않게 된 거 그때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어. 너 한참 미국 간다고 영어 공부하던 때였고, 그때도 오랜만에 연락하면서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너가 먼저 만나자고 했거든. 그래서 그러자, 했는데 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