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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DAILY LOG (1175)
Write Bossanova,
자정이 넘은 시각. 우리는 불을 끄고 각자의 침대에 누웠다. 알바를 위해 일찍 일어나야 하는 룸메이트의 침대 주변은 캄캄했다. 이미 작별을 고한 어제의 오늘을 물고 늘어지는 내 침대 위에선 핸드폰 액정이 작고 시린 빛을 내고 있었다. 쳇 베이커는 봄이 여기 있다,고 새벽의 목소리를 이어폰 줄을 통해 흘려 보냈다. 그 틈새로 룸메이트가 몸을 뒤척이는 소리가 끼어들었다. 이불과 룸메이트의 마찰음은 마치 파도 소리 같았다.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바다와 깊은 밤과 읖조리는 새벽과 봄의 미소가 공존했던 순간.
* 네덜란드에서 날아온 노랭이를 만나 오래오래 저녁 산책을 했다. 알고 있던 공원의 모르고 있던 끝까지 걸었다. 사위는 적당히 어두웠고 바람은 적당히 선선했고 우리는 적당히 친밀했다. 월요일을 앞두고 하기에 산책 만큼 좋은 것도 없다. * 낮에는 내내 날이 좋았다.
* 오늘도 난 적당히 살아가 발 맞춰 적당히 닳아가 태양은 숨이 막히고 세상은 날 발가벗겨 놔 난 어쩔 수 없이 별수 없이 달빛 아래 흩어진 나를 줍고 있어 I call you moon child 우린 달의 아이 새벽의 찬 숨을 쉬네 Yes we're livin and dyin at the same time but 지금은 눈 떠도 돼 그 어느 영화처럼 그 대사처럼 달빛 속에선 온 세상이 푸르니까 _ 퇴근을 하고 지윤 아버님의 장례식장에 갔다가 쉐어하우스로 돌아오는 길. 신촌-이태원-강남을 한 시간여에 걸쳐 통과하는 버스 안에서 나의 /얄팍한 마음/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그래서 어지러운 마음에 네 시의 감성이 끼얹어졌다. 생활,의 마음은 나날이 얄팍해지는데 아이들에 대한 마음은 나날이 커진다. 그리..
주일. 날이 좋았다. 지하철 안에서 /헬로, 브리/란 웹툰을 보다가 무무네 할머니한테 반해서 나도 손주들이 좋아하는 멋진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생각을 하다 그러려면 결혼이 우선이겠구나,란 생각이 들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결혼에 대해선 아무것도 확신할 수 있는 게 없다. _ 예배를 드리고 와서는 오후잠을 자버려 속상해 하는 내게 엄마가 다른 건 다른 날도 할 수 있지만 자는 건 오늘밖에 못 하니까 자는 게 남는 거,라고 하셨다. 엄마 말은 늘 옳다.
쇼잉을 위한 월차를 받았다. 어쨌든 쉬는 건 좋으니까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날이 좋았고 목적지들을 경유하며 맑은 하늘을 만끽한 후에 꾸역꾸역 어두운 영화관 안으로 기어들어갔다. 어떻게 알았는지 내 메일로 오는 수입/배급사의 보도자료로 먼저 접했던 사카구치 켄타로의 을 결국 봤다. 그야말로 사카구치 켄타로 얼굴이 다한 영화. 카메라의 앵글은 꼭 연애 시뮬레이션 같았다. VOD 나오면 초 단위로 캡쳐해 가며 다시 볼 테다. 사카, 그렇게 말간 눈으로 보지 마, 설레니까 ㅠㅠㅠ 영화를 보다 얼마 전 마커스 워십 목요 예배 영상에서 들은 말씀이 생각났다. /과거는 지나갔고 미래는 오지 않는다. 우리가 최선을 다해 살아낼 수 있는 시간은 지금뿐이다./ _ 영화를 보고 나오며 이 센세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급..
고등학교 때 친구를 지칭하며 십년지기, 란 말을 쓸 수 있는 나이가 됐다. 김 센세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이 기쁘다. 우린 배부르게 먹고 오래 걷고 천천히 이야기했다. 그리고 무수히 많을 좋은 날들의 나들이를 기약했다. / 보고 싶다,는 문자를 보내고 싶은 날이 있다. 김 센세와 일여 년 만에 다시 연락을 주고받게 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내 고등학교 생활의 육할을 차지하고 있는 김 센세에게 보고 싶다,고 문자를 보냈고 우리는 고기를 먹고 노래방을 갔던 게 재작년이라는 사실에 놀랐다. 그리고 다 같이 약속을 잡기 전에 둘이 먼저 보자,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오랜 산책까지 했음에도 헤어지기가 아쉬워 편의점에서 병맥과 캔맥을 하나씩 사서 넘으 집 아파트 공원에 앉아서는 복숭아 맛..
앞뒤가 맞지 않는 이유로 그녀가 출근하지 않았고 우리는 평온한 하루를 보냈다. 수시로 말을 걸고 순서 없이 생각나는 대로 일을 주는 사람이 없으니 해야 할 업무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 평소보다 많은 양의 일을 해내고도 정시 퇴근 시간이 조금 지난 시각에 퇴근을 할 수 있었다.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다, 매일이.
잡지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마스터 페이지다. 한낱 종이로 이루어진 무언가를 만드는 데에도 마스터 페이지가 이렇게나 중요하다. 그렇다면 인간의 마스터 페이지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인간에게도 마스터 페이지가 필요하다. 존재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엉망진창이 되려는 순간 중심을 잡아 줄 기준점. 사실 무엇에게 마스터,의 역할을 부여할 것인지는 분명하다. 한 치의 의심도 없이. 그 중에서도 특히 다니엘서에 초점을 맞춰야겠단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차근차근 다시 읽어 내려가야지.
* 요즘의 소원은 자정 전 취침이다. 지난주부터 착실히 새벽 퇴근을 했다. 하루는 2시가 넘어가자 온 몸에 쥐가 나는 느낌이 들었다. 한계,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장악했다. 3시 반에 퇴근해 4시에 들어와 씻고 이것저것 정리를 하고 누우니 5시가 다 된 시각이었다. 8시에 눈을 떠 침대에서 내려왔는데 머리가 핑 돌고 속이 울렁이고 몸을 가누기가 어려웠다. 결국 그 여자에게 전화를 해 병원에 갔다 출근해야겠다고 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렇게 일을 하는 데도 일은 줄지 않고 끝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효율의 문제다. 머릿속에서 생각나는 걸, 지 하고 싶은 걸 다 하겠다고 해서 문제다. 말이 뇌를 거치지 않고 나온다. 밑에 애들만 죽어나는 거지. 그걸 두고 자신은 굉장히 크리에이티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전혀..
그는 소처럼 그림을 그렸다. 그림은 그의 생명 가장 중심에 있는 것이었다. 이런 예술가의 삶을 다룬 것들을 볼 때마다 /난 예술가니까 네가 다 이해하고 포용해야 해/를 얼만큼 수용해야 할지 혼란스럽다. 일단 에곤 쉴레를 다룬 책으로 옮겨가야겠다. 그와 별개로 노아 자베드라는 아름답기 그지 없다.
* 봄의 색만큼 다채로운 것이 또 있을까. * 이 책을 읽다 소름이 돋았다. 그 여자는 책에 나오는 자기애 진단 9가지 영역에 정확히 일치했다. * 금-토, 캠핑 답사를 다녀왔다. 금요일에서 토요일로 넘어가는 밤에 오래오래 회의를 했는데 그 여자는 실컷 매니저님의 걱정을 들어 놓고 해결책을 내놓기는커녕 '전 재밌을 것 같아요. 응응.' 해서 모두의 표정 관리를 어렵게 했다. 돌아오는 길엔 나에게 마사지를 받으러 가자고 헀다. 나는 빨리 집에 가고 싶었고 남이 내 몸에 손을 대는 게 싫었다. 몸살 기운과 타인과의 접촉이 유쾌하지 않음을 고백했지만 무시당했고 결국 마사지숍에 갔다. 시원함은 1도 없었고 아프기만 해서 만신창이가 됐다. 무의미한 비용과 시간을 지출했다. 즐거운 업무 환경,이 자신과 영화를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