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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 Bossanova,
* 어제는 무작정 뚝섬에 갔다. 쎄한 느낌이 들어 올라탄 지하철 안에서 검색을 하니 뚝섬역엔 뚝섬이 없다고 했다. 건대입구에서 다른 라인의 지하철로 갈아타고 뚝섬유원지에서 내려야 한다고. 병맥을 하고 싶었으나 마땅한 게 없었다. J오빠랑 통화가 길어져 남준이의 reflection을 다섯 번밖에 듣지 못했다. 그 아이가 이 곳에 와서 느꼈던 걸 옮긴 노래를 같은 감정을 가지고 들었다. 남준이가 보고 싶었다. 자꾸 2차에서 미끄러져 다시 임용을 준비하게 된 J오빠는 유례없이 우울해 있었다. * 고시원에 다다라서는 H오빠랑 통화를 했다. 열 명쯤 전화를 걸었던 것 같은데 전화를 받아준 건 둘이었다. 사람이 그리운 날이었다. 취준을 하고 있다고 했고 운 좋게 꽤 괜찮은 공간으로 이사를 했다고 했다. 꽤 넓다고 ..
503호. 처음으로 집을 나와 얻은 숫자. 연이은 야근에 조금이라도 먼저 가는 게 못내 눈치가 보여 고시원을 잡았다. 관 같은 곳이다. 예상한 것보다 더 최악이다.
이번 주일엔 늦잠을 자는 바람에 청파교회에 가지 못하고 동네에 있는 교회에 갔다. 요시야 왕의 개혁에 대한 말씀을 들으며 예배를 /드린다/는 행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목사님은 예배는 최상의 존재이신 하나님께 우리가 가진 최상의 마음을 드리는 것이라고 하셨다. 그게 중심이 되면 사실 말씀, 찬양, 은혜 등 우리가 예배의 요소로 꼽으며 어떤 때는 목적이 되기도 하는 그런 것들은 결국 부차적인 것이라는 말을 덧붙이셨다. 계속 계속 생각하다 청파교회로 교회를 옮기며 목사님의 말씀이 너무 좋아서 다음 주일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던 게 떠올랐다. 그 역시 잘못된 개념일지 모른다. 계속 생각했다. 예배에서 나의 가장 좋은 마음을 드리기 위해선 평일의 삶을 잘 살아야 한다. 평일에 마음을 지키지 못하고 살다 주..
반엄마에게 말했다. 더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다고. 반엄마는 남편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이유가 뭐든, 내가 그녀에게 갖고 있던 일종의 어려움이 누그러졌다. 예전의 그녀는 내가 어려움을 가져갔을 때 다그치며 힘을 내야 한다고 말할 것만 같은 사람리었다. 지금의 그녀는 가만히 들어주고 자신의 이야기를 해줄 것만 같은 느낌이다. 우리는 구름이 지나가는 걸 보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다.
오늘 인터뷰에 동행하신 유 팀장님은 정말 러블리하셨다. 나는 참지 못하고 실례일지 모르겠지만 너무 사랑스러우시다고 고백했다. 러블리한 사람은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다. _ 한달여 만에 사진만 올려 놓았던 일기에 내용을 적으려니 인스타에 기록해뒀던 것 외엔 기록할 수 있는 게 없다. 일기 제목을 왜 지속된 가난,으로 해놨는지 모르겠다. 보편적인 수식과 단어여서일지도.
그래도 우리 또래가 많지 않을까 싶었는데 중학생이 많았다. 가은이와 나는 잠시 현타가 왔다가 밥을 먹고 기운을 차렸다. 2층 앞자리에 앉아서는 생각보다 시야가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중앙이 아니라 스크린 위치에서 무대가 시작돼 당황했다. 사실 애들이 중앙으로 와도 매한가지로 안 보이긴 했다. 우리 애들 눈코입은 제대로 있는지, ... 어쨌든 콘서트에 왔으니 애들을 눈에 담고는 싶은데 또 스크린을 보지 않으면 디테일이 전혀 안 보이니 눈동자가 바빴다. 조명까지 더해져 거의 실루엣만 보이다시피 하는데도 남준이 비율 좋은 거랑 지민이 몸 선 예쁜 건 알겠더라. 랩라인들 무대가 정말 좋았다. 윤기의 무대 장악력에 놀랐다. 무대를 씹어먹는다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 건가 싶었다. First Love는 원체 좋아하는 곡..
추웠던 사무실에서 함께 겨울의 반을 난 디자이너님을 또 찬바람이 쌩쌩 부는 날 만났다. 회사가 맺어준 기간이 끝나도 이렇게 계속 보고 싶다, 질척대고 싶다,는 생각이 이렇게나 강하게 든 건 디자이너님이 처음이다. 진짜 건강한 사람.
* I'm sick of being me. 매기스 플랜을 보면서 가장 선명하게 들린 문장. 뭐가 좋았어,라고 명확히 말하진 못하겠지만 한 번 더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명확히 말하고 싶어서인지도 모르겠다. * 보람이와의 시간은 그야말로 휴식이었다. _ 더불어 첫 익선동 방문
* 최애 둘이 나왔다. 이런 적은 처음이라 같이 덕메님에게 자랑을 했다. 이번엔 같이 온 두 장의 단체 포스터도 너무 에뻐서 책상 위랑 침대 옆에 하나씩 붙였다. 얘네도 그렇고 빛돌이들도 그렇고, 그 아이들이 이렇게 성장할 때 나는 뭐 하고 있었던 건가 싶은 현타가 자주 온다. * 사랑니를 뺐다. 얼굴이 커서인지 사랑니 네 개가 모두 났다. 사 년 전인가 누워서 난 아랫쪽 사랑니는 모두 뺐고 오늘 드디어 왼쪽 위에 있는 사랑니를 뺐다. 관리가 쉽지 않아 앞쪽 이 충치의 원인이 됐던 탓이다. 마취가 풀리면서 느끼는 고통은 진통제를 먹어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피도 완전히 멈추지 않았다. 어쩐지 내일 아침에 걱정스런 목소리로 아직도 침에 피가 섞여 나온다고 전화를 하고 있을 것 같다. * 다잡은 마음..
화양연화의 마지막이 이 곡이라 기쁘다. 이 아이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이런 존재인 거다. 추운 겨울을 함께 보냈기에 주변이 변해 자신들의 계절이 바뀐 게 가끔은 야속한 거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 번잡함이 마음을 변하게 한 게 아니니까 몇 밤을 보내면 다시 볼 수 있을지를 세면서 서로를 또 기다리는 거다. 머물러 달라는 말은 부탁인 동시에 다짐이기도 할 테다. 뮤비에 등장하는 신발 등의 요소 때문인지 얼마 전 열심히 봤던 드라마 과 같은 맥락으로 읽히기도 했다. 특히 그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인 지훈이의 내레이션. _ not today에 대해 말이 많아서 굳이 덧붙인다. 자기들 잘났다고 하는 거 아니다. 얘네도 화양연화 전까지는 몇 년간 팀을 지속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지냈다. 그 상태에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