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락방
- layra
- ParLak
- AMHYANG
- La Porte etroite_naver
- 센서블리
- 나무, 버스정류장
- 댁의 예쁜이들은 어떻습니까?
- 한낮의 오수처럼
- 국경의밤
- off-the-record
- 강변살자_고아라님
- Winter Light l 빛. 맑음
- 사이이다
- NANAN -
- 유럽에서 100일
- seoyounhu.home
- BANGTAN BLOG
- 딴짓의 세상
- 슬로워크
- DECEMBER HOLIDAY
- 소년의 내일
- 바닐라 스카이
- 타르테의 기타이야기
- Paper Cloud
- urbanline
- MUSK ON, MUSK ON
- QUELPART
- HappySky + 맑게빛나다 :)
- Reason 4 breathing
- 이나 티스토리_스킨소스
목록DAILY LOG (1175)
Write Bossanova,
태형이를 봤다. 아니 그러니까. 덕후도 계를 탄다고요. 엉엉. 때는 점심이었다. 여느 때와 같이 결정장애 끝에 팀원들과 점심 먹을 곳을 정하고 제육 쌈밥을 촵촵 야무지게 먹고 나왔다. 원래 그 식당은 음식이 굉장히 늦게 나오고 불친절한 곳인데 오늘따라 사장님이 계셔서 직원분들도 친절하시고 음식도 무척 빨리 나오고 써어비스로 파래전도 주셨다. 무슨 날인가 싶었지. 오늘 후식은 어디서 먹을지 고민하며 음식점을 나왔는데 맞은 편에서 태형이 같은 사람이 까만 롱패딩을 입은 사람과 함께 걸어오는 거다. 그래서 깨발랄하게 옆에 있던 P씨에게 '뭐야, 뭔 태형이 같은 사람이 걸어오고 있어요. 아하하하하-' 했지. 그렇게 조금씩 거리가 좁혀졌고 P씨가 손바닥으로 광대를 가리며 작게 소리쳤다. '태형이야!' 입틀막. 소..
월급을 받았고 벼르고 벼르던 이태원 뿌시기에 나섰다. 아그라에서 1인 2난을 클리어 했다. 맨날 인스타로만 보던 세임을 찾아가는 길은 험난했다. 도로를 기준으로 두 개의 이태원으로 나뉜다는 그곳에 발을 디뎠고 우리는 계속해서 앱이 알려주는 길을 의심했다. 덜덜 떨며 환한 카페에 도착했더니 곧 마감이라기에 의자에 내려놓았던 가방을 다시 들었다. 왔던 길을 되짚어 가며 우리는 상징이 될 만한 것,을 가지고 있진 않은지 살폈다. 아직은 어려운 영역이다. 걷다 보니 Y님이 방문했던 적이 있는 카페에 도착했고 우리는 그곳에서 핵 귀여운 머핀을 먹었다. 그리고 P씨에게 해바라기 지식을 습득. 너무 즐거워서 이 밤이 끝나지 않았으면 싶었다. 회사 사람들이랑 있는 게 이렇게 즐거울 일인가. 정말이지 기쁘면서 서글펐다.
*매거진이 나왔다. 지난번 발벗고 나서서 도와줬던 무리들은 본 체도 하지 않았고 몇몇 분들이 함께 고생해 주셨다. 그래 그렇게 살아라. *그렇게 고생해서 만든 매거진이 나왔는데 기쁘기보다는 허탈하고 공허했다. 무언가를 상실한 기분. *K씨가 계속해서 나빠지는 정신 건강을 이유로 그만둘 의사를 밝혔다. 솔직히 왜 지읒도 없는 이 시점에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 건지 이해가 어려웠다. 개인적인 이유가 있겠지만서도 대인기피증이라는 사람이 하루 종일 카톡을 하는 것도 의문스러웠다. 솔직히 말하면, 혹여 내게 있을지도 모르는 책임에서 벗어나고 싶어 명확한 이유를 알고 싶었다. *천덕꾸러기가 된 느낌이라 기분이 아주 별로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지난 결정에 대한 후회로 점철돼 있다. 이곳을 떠나 오라는..
* P언니를 만나 애들이 이번 컨셉 포토를 찍은 런드리 피자에 갔다. 피자는 맛있었고 기대한 것만큼은 아니지만 공간도 꽤 즐거웠다. 다만, 공간이 무척 예뻐서라기보다는 예쁜 애들을 데리고 꽤 괜찮은 곳에서 사진을 찍고 적당히 보정을 해서 그런 사진이 나올 수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_ 언니는 계속 공부해오던 것을 업으로 삼지 않고 나라에서 하는 취업 교육을 이수해 다른 분야로 취직을 했다.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부터 열정페이가 난무하고 삶의 루틴이 지켜지지 않는 일을 나이가 들어서까지 할 수 있을 것인가,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시간을 희생해가면서까지 해야 할 가치가 있나, 라는 고민을 했었다고 했다. 취직을 위해 배운 것도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고 실력을 꽤 인정받고 있기도 해서 좋다,고 했다. 언..
* 자꾸 아침이 온다. 잘 맞이해주고 싶다. * P씨와 Y님이 디자인 부서로 부서 이동을 통보받았다. 디자이너인 둘에겐 포트폴리오 면에서 잘 된 일이었지만 이유도 없이 우리 팀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이 상사로 있는 곳으로 이동을 통보받은 건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심지어 K씨는 정신 건강상의 이유로 이달까지만 근무를 할 예정이라 둘이 부서를 이동하고 나면 우리 팀엔 나와 새로운 팀장님만 남게 된다. 이건 회사가 우리에게 알아서 나가라고 하는 게 아닌가 싶어 우리는 새로운 팀장님을 붙잡고 피해의식에 쩔은 사람들처럼 행동했다. 부장님과 다시 이야기를 해 진행되고 있는 일이 마무리되는 시점으로 부서 이동을 늦췄다는 말을 전하며 새로운 팀장님은 회사가 이 팀에 대해 명확한 방향성을 갖고 있으니 걱정 말라,고 덧붙이..
* 요즘은 자꾸 언어를 잃는다. 부유하고 있다. 바람과는 달리 매일 더 졸렬해지고 좁아진다. 타인의 이야기에 울어본 게 까마득한 일처럼 느껴진다. _ 연락할 틈도 없이, 사실은 틈이라기단 그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을 수 있음을 경험했다. 누군가에게 왔던 연락에 답을 해야지, 하고 까먹을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예전엔 누군가 이런 말을 하면 핑계, 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그럴 수 있는 일이었다. 이렇게 경험으로 반 뼘 이해의 폭을 넓혔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타인을 이해할 여유와 의지는 사라졌다. 얻은 동시에 잃었다. * 드라마 를 본다. 드라마는 공간,과 그 공간에서 발생하는 우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 가 되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공간에서 얼마나 많은 감정과 시간과 비용을 소모해야 하는가..
* 우리는 힘을 내야 했고 내가 한 달여 전부터 노래를 부르던 쉑쉑에 갔다. 처음엔 감자튀김을 밀크쉐이크에 찍어 먹으며 감탄했지만 이내 셋 다 쉑쉑은 처음이라 양 조절과 메뉴 구성에 실패했음을 알아차렸다. 패티가 두 개 들어간 버거는 무리였으며 셋 중에 하나는 밀크쉐이크가 아닌 탄산 음료를 시켰어야 했다. 안타깝지만, 처음이었으니까. 다음에 가면 더 나은 주문을 할 수 있을 테다. * 이번 주말이 옆 팀 L씨 생일이라 우리는 L씨의 생일을 축하해줄 방법을 궁리했다. 처음엔 간단하게 회사 1층에 있는 카페에서 케이크에 초를 붙여줄 계획이었지만 어영부영하다 보니 타이밍을 놓쳐 다 함께 급작스런 치맥을 하게 됐다. 나와 P씨는 그래도 케이크가 빠질 수 없단 생각에 티나게 자리를 빠져 나와 베라에 갔고 꼬깔모가..
지읒을 옹호했던 삼인방 중 둘이 맞은 편에서 오고 있었고 나와 P씨, Y님은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했다. 그러자 둘 중 하나가 /하지마!/하고 큰 소리를 치는 게 아닌가. 마치 옆에 있던 다른 하나한테 하는 것처럼. 그래놓곤 우리가 지나가고 나니 자기들끼리 킥킥대며 웃었다. 기가 찼다. 마흔을 바라보는 사람 둘이 할 짓인가. 이것은 만행,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행위이지 않나. 이 정도로 유치하게 구는 그네들도, 그리고 이런 유치함 앞에 초연해지지 못하고 부들부들 하는 나도, 이번 생에 어른이 되긴 글른 것 같다.
지읒은 정직에 강등 처분을 받았고 일주일 만에 정상 출근을 한 우리는 상당 수의 적대적인 눈빛과 마주했다. 절대적으로 지읒의 편이었던 삼인방은 우리의 인사를 받지 않았고 일부는 우리의 일을 하극상으로 치부했다. 그렇지만 이젠 될 대로 되란 마음이 더 크다. 아마 계속 신경이 쓰이겠지만, 뭐, 어쩌겠나. 더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하는 일을 열심히 해야지. 그것뿐일 테다.
호캉스를 앞두고 이번 호캉스의 화룡점정을 찍을 수영장을 위해 어제 그 혼란한 와중에 물안경과 수영 모자까지 샀는데 밤 사이에 기침이 심해지면서 목에서 피가 나오기 시작했다. 직감했다. 물에 들어가면 사망하겠구나. 하는 수 없이 호텔방에서 하릴없이 시간을 보냈다. 아주 아쉽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전망 좋은 곳에서 정말이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것은 기가 막히게 좋았다. 호텔방 안에 있는 유료 과자도 촵촵 뜯어 먹고 TV도 좀 보고 책도 좀 보다 보니 티켓팅 시간이 다가왔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잡을 수 있는 최대한 가까운 자리를 잡았다. 아마 두고 두고 후회할 건, 중콘과 막콘 모두 2층을 잡아 놓고 막콘은 어쩐지 그라운드 욕심이 너무 나서 뒤로 가기를 눌러 아무 자리도 잡지 못하게 됐다..
바지런히 병원에 가는 길에 부장님의 전화를 받았다. 팀원들 모두 사무실로 소환돼 하는 수 없이 빨간색 부직포 백에 약 세 박스를 들고 하루 종일 청담-신촌-연희동을 횡단해야 했다. 요는, 대개 진술서를 내밀면 쪽팔림에 알아서 그만두게 돼 있는데 지읒은 모든 것을 부정하며 보이는 사람마다 붙들고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는 거다. 잘못 내보내면 일이 복잡해질 수도 있을 것 같으니 강등되는 조건으로 같이 일을 하는 건 어떻겠느냐고 했다. Y님이 똑부러지게 대리는 부서장이 없을 때 부서장을 대리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는데 지읒에겐 그런 능력이 없으니 어려울 것 같다고, 차라리 다른 부서로 갔으면 좋겠다고 일갈했다. 나는 부장님만 믿고 가려던 회사에도 안 가겠다고 말했는데 정말 이러시면 안 된다고 하소연하..
* 영화 정보를 찾아보지 않고 가는 편이라 차여신님이 나온다는 정보만 가지고 를 보러 갔다가 예상한 것과 다른 이야기의 결에 놀랐다. 영화는 다소 어수선했지만 차여신님 얼굴 보는 건 늘 즐거우니까 괜찮았다. * 이번에도 D동부터 A동까지 걸었다. 하늘이 좋아서 자주 걸음을 멈췄다. * 걷다 보니 저녁이 됐다.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누군가를 만나고 싶진 않았다. _ 달이 있고 달이 있다. 상공에 있는 달 옆에는 달에 닿고 싶어 제자리뛰기를 하는 작은 별이 있었다. 달은 모든 곳을 비추고 있었지만 그 작은 별을 가장 밝게 비췄다. 수면 위의 달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수면이 자꾸만 일렁였기 때문이다. 마음이 일렁인 탓이다. 저렇게 애써 밝혀주고 있는 줄도 모르고 달을 다짜고짜 흔들었다. _ 세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