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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DAILY LOG (1175)
Write Bossanova,
내 인생의 장르는 대체로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일본 드라마 정도였는데 최근 그녀 덕분에 인생의 장르가 범죄 스릴러로 바뀌었다. 명백한 팩트가 있는데 어째서 가해자는 저렇게나 억울해하고 피해자인 우리는 마음을 졸여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_ 디자인 업체-인쇄소 미팅을 마치고 강북으로 넘어가 L언니를 만났다. 깜짝 결혼 소식을 들었고 이런 저런 얘기 끝에 우리는 우리 만남의 시작점이 됐던 일을 상기하며 꼭, 때가 됐을 때 그 일을 하자는 이야기로 마무리했다. 연희동으로 넘어가 드디어 노래를 부르던 로제 파스타를 먹었다. 당연한 수순으로 노란 손수건에 가려고 했는데 아예 문을 닫아 버려 맞은편에 서서 한참 불꺼진 카페를 올려다 봤다. 발길이 쉬이 떨어지지 않았다. 조금 걸어 안착한 카페에..
주말출근을 마친 귀엽고 야무진 B를 만나 언젠가 엘님이 말해주셨던 사과나무집에 갔다. 이걸 내가 또 용케, 기억해냈다. 사과나무가 있는 마당에 앉아 파스타와 함박스테이크를 먹었다. 초등학교 때 특별한 날에만 가던 경양식 집에 온 것만 같았다. 그때는 항상 돈까스를 주문했고 식전빵과 스프를 순서대로 입에 넣으며 어쩐지 엄숙한 기분이 들기도 했었다. 벼르던 M 기자님의 카페에도 찾아갔다. 저녁을 먹은 곳도 M 기자님의 카페도 무척 친근하게 고풍스러워서 꼭 90년대로 돌아간 것만 같은 시간이었다. _ B는 자기가 원래 이런 곳을 찾아다니는 걸 좋아했는데 이젠 일에 치여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B는 자신의 일에 긍정적이다. 상황에 휘둘리지 않는 강직함도 있다. _ 아. 식당에서 카페로 넘어..
진술서를 냈다. 오후에 우리는 모두 소환됐고 당장의 퇴근과 일주일의 휴가를 얻었다. /수고했다/였나 /고생했다/였나. 부장님에게 그 말을 듣는데 울컥, 해서 눈알을 굴렸다. 도록도록. 회의실 문 밖을 나와서는 사랑스러운 P씨와 서로 아무 말 없이 부둥켜안았다. 남은 업무를 정리하기 위해 일주일치의 짐을 싸서 근처 카페 테라스에 앉아 있자니 일단은 1막이 끝난 느낌이 들었다. 연말의 기분이었고 수능이 끝난 날의 기분과 같았으며 무척이나. 비현실적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거짓말을 하고 우리를 비난했다. 그리고 각자의 입장이 있기에 누군가는 그녀의 편에 서서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 할 테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원인이 있었고 결과가 이제야, 나타났을 뿐이다. 모든 것을 우리가 발발한 것은 아니다. 우리..
그녀 때문이다. 나는 더 이상 진심을 믿을 수 없는 사람이 됐다. 그녀는 점심 약속이 있는지 물었다. 그렇다고 했더니 그럼 티타임을 갖자고 했다. 점심 한 시간 전에 굳이 불러내서는 운을 뗐다. 내가 두 번 들을 때까지만 해도 그냥 넘겼는데 세 번이 되니까 얘기를 해야겠다 싶더라고. 나도 사람인지라 속상해. 회사 사람들이 네가 그만 두는 거 다 알고 있어. 그리고 왜 그만두고 팀 내에서 어떤 고충이 있었는지도 다 알아. 나는 너를 믿어서 네가 말 안 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저는 떠벌리고 다니지 않았고 그나마 말한 몇몇도 여기서 버텨 볼려고 얘기를 했던 거예요. 난 널 혼내려는 게 아니야. 사과하려는 거야. 네가 날 믿고 의지하지 못하고 다른 팀하고 얘기하게 해서. 나는 내가 팀장 될 자격이 없는 사람인..
한창 집에 가고 싶을 시간에 사랑스러운 P씨가 선물보따리를 줘서 뚝딱뚝딱 배경에 깔았다. 무척 좋았다. _ 이렇게 학을 떼며 지읒의 만행과 멍청함에 대해 말해도 직접 겪어보지 않고는 십분의 일도 공감하지 못하겠지. 이야기는 남은 사람에 의해 재단되니까 그곳에는 지읒만이 남아 그것이 만들어낸 거짓의 우리만 남겠지. 이런 생각이 들어 조금 우울해졌다. _ 이녀는 끝까지 똥을 주고 갔다. 제 일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고 홀랑 면접 본 곳으로 가 버려 남은 똥을 치우는 건 내 몫이 됐다. 정말 끝까지. _ 기분은 자꾸만 롤러코스터를 탄다.
아닌 것 같다. 섣부른 감정 사과드립니다. 그녀가 어제 자신과 얘기를 끝나자마자 우리를 하나씩 불러다 얘기한 게 못내 짜증이 났던 부장님은 타이밍을 봐서 우리를 다시 부르기 시작하셨다. 스타트를 끊은 이녀는 어제 그녀가 카페나 집에서 야근을 하라고 했던 말을 비롯해 모든 걸 오픈했다(고 했다. 또 하나의 거짓말쟁이이자 센척쟁이가 얼만큼 솔직했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오후 내내 부장님은 심란한 얼굴로 한숨을 쉬셨다. 우리는 설레하며 재소환을 기다렸으나 오늘은 날이 아니었다. 불러만 주세요. 모든 것을 말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_ 그녀가 어제 해줬어야 하는 일을 오늘 오후에나 해줬기에 나와 사랑스러운 P씨는 칼퇴에 실패했다. 말도 안 되는 순서와 페이지네이션에 짜증을 내며 배열표 정리에 한창이었는데 ..
그녀가 ㅈ 될 거라는 기대에 설렜지만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귀찮은 일 만들기 싫었겠지. 그녀가 10월에 그만두겠다는 나를 연말까지 잡아두려는 이유를 알았다. 연초에 유학을 간다고 거짓말을 하려던 거였다. 이런 식으로 나오면 나는 11월까지 근무하겠다고 했던 말도 철회할 수밖에 없다. 유학 갈 돈을 주든지. 끝까지 유학이란 거짓 패를 들이밀면 상태 메시지에 쓸 거다. 유학은 개뿔. 어쨌든 그 일로 야근 금지령이 내려졌고 우리(를 가장한 그녀)는 업무 내용과 업무 시간 내 이동 사유를 매일 적어서 부장님께 내야 했다. 전자에 대해선 다른 팀처럼 집이나 카페에서 야근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다른 팀 누구? 그리고 그런 식으로 또 야근을 시키면 회사에 돌아와 퇴근 도장을 찍을 거다. 후자에 대해선 이제 ..
가을이 흐드러졌고 공휴일의 동물원엔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바글바글했다. 동물원에 가기 며칠 전부터 이 센세에게 가면 꼭 츄러스를 먹겠노라 노래를 불렀지만 가게는 문을 닫았고 지나가던 아이의 손에 들려 있던 지팡이 아이스크림을 한참 탐냈으나 출처를 알지 못해 결국 소시지를 먹었다. 코끼리 아빠는 뒤따라오는 아기 코끼리를 개의치 않고 큰 볼일을 턱, 턱, 봤고 일여 년 전 사육사를 먹잇감 삼아 돌진했던 호랑이는 아직도 격리돼 있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분명 좋아하는 공간인데 좀 어려웠다.
우리는 잔뜩 먹고 잔뜩 얘기하고 잔뜩 웃고 잔뜩 걷고 잔뜩 덕질을 했다. 덕메님은 만날 때마다 자꾸 뭘 주는데 이번에는 남주니 키링과 포토 카드를 줬다. 카드 덕질 아이템에 환장하는 나는 카드에서 눈을 떼지 못했고 덕메님은 그런 나를 흐뭇하게 바라봐주었다. 아. 뜻밖에 사람 러쉬를 만나 가는 카페마다 만석이었던 탓에 우리는 한참 카페를 찾아 헤맸다. 덕메님이 찾은 센트럴 파크 끝쪽에 있는 카페를 목적지로 두고 갔는데 문이 닫혀 있었고 그 반대 편에서 우리는 아늑하고 한산한 공간을 발견했다. 그야말로 serendipity. 만남의 모든 부분이 덕질이었다.
꽤 오랜 시간을 뜻밖의 땡볕에서 기다려 먹은 독일 식당의 음식 맛은 꽤 괜찮았다. 사실 미각이 없는 사람이라 이런 식의 맛에 대한 평가도 조심스럽지만. 소연찡이 만남의 선물로 초코 과자를 선물했고 배가 고팠던 나는 받자마자 웨이팅을 하는 동안 소연찡과 과자를 맛있게 노나 먹었다. _ 자신 있게 데려간 퐁대의 베를린은 폐허가 돼 있었고 오리페코는 다른 이름의 카페로 바뀌어 있었다. 인스타며 블로그로만 보던 히비를 갈까 했으나 공사 중이었다. 마음 둘 곳이 없었다. 모두 변해 간다. _ 소연찡은 진기와 성규와 남준이를 놓고 비현실적인 질문들을 던졌다. 그럼에도 나는 그 질문들 앞에서 진땀을 빼며 무엇 하나 명확하게 답하지 못했다. 덕후한데 그러지 마요 소연찡 ㅠㅠㅠ _ 요즘 자주 쓰는 말 중 하나는 /혼나야..
"두고 가신 거요." "아. 고마워요. 안 그래도 허전하던데. 여행 내내." _ "뭐가 이렇게 계속 나와요?" "보일 때마다 사고 싶어서, ..." _ 여자는 눈앞에서 능청을 부리는 남자가 좀 그렇,다. 편하지가 앉아 일어나려는 여자의 손을 남자의 손이 붙잡는다. 남자는 자리에 앉아 대화를 나눴을 뿐인데 숨이 가쁘다. 마음이 달리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자는 사실 도망치듯 떠난 여행에서 내내 허전했다. 두고 온 게 있어서. 그래서 보일 때마다 무언가를 사들였다. 알아가고 싶어서. _ 영화관에서 세 번은 봐야지, 했던 영화인데 결국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억울해서 옥수수에 뜨자마자 소장용으로 구매해 두 번을 봤다. 무엇보다 정은채 님의 아름다움에 취해서 초 단위로 캡쳐해가며 봤다. 영화를 봤으니 이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