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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DAILY LOG (1175)
Write Bossanova,
* /새빨간 거짓말/. 오후반 팬덤에 있으면서 주로 활동한 커뮤니티의 이름이다. 시작이 열아홉 살 때였는데 스물여덟이 된 지금도 그때의 몇몇 사람들과 마음을 나눈다. 중학교 때 활동했던 돖 커뮤니티에서 알게 된 아이들은 서식지가 바뀌면서 자연스레 소원해져서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한 기대가 크게 없었는데 이곳에서 알게 된 사람들과는 신기하게 아직도. 사실 신기할 것도 없다. 먼저 마음을 주는 따뜻한 분들이라 그렇다. 신사에서 엘님과 P 언니를 만났고 베트남 음식을 순식간에 해치웠다. 맛있는 거 꼭꼭 씹어 먹기가 세상에서 가장 어렵다. 식물이 가득한 곳으로 자리를 옮겼고 나와 P 언니는 카메라 어플을 깔고 집에 가는 길에 신발끈 구매를 다짐했다. 엘님은 영업 왕. * 슈키는 꼭 ha, no problem-*의..
* 팔아먹었다고 생각했던 자존심이 이젠 나의 자긍심 돼 내 팬들아 떳떳이 고개들길 누가 나만큼 해 uh _ 올초 팬미팅에서의 사고(이자 본 취향으로의 회귀)로 윤기가 최애로 등극하면서 윤기의 믹테를 다시 들었다. 신기한 건, 본래 이런 쎈 음악들은 취향이 아니라 듣기가 어려웠는데 마음이 가기 시작하면서부터는 가사고 뭐고 오롯이 최애의 목소리로 채워진 트랙을 들을 수 있다는 게 이점으로 작용해 거리낌 없이 듣게 된다는 거다. 최근에 호석이 믹테까지 나오면서 플레이 리스트를 랩라의 믹테로만 채워서 듣고 있는데 그 결들이 다 달라서 흥미로웠다. 남준이는 대체로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대학 때 많이 하던 고민들. 특히 무언가 창작을 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주로 하게 되는 고민들. 내 목소리를 내고 싶고..
너의 나날들이 대체로 평온하길.축하해, 생일! =)_ 지난 번 우왕좌왕을 교훈 삼아 덕메님과 차례로 돌아가며 생일 코스를 정하기로 했다. 이번엔 내 차례였고 우연히 /아나키스트/를 차용한 이름의 카페를 발견했다. 낡은 고택을 개조한 곳이었고 사람들의 발길이 많지 않은 주택가 안에 고즈넉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여기구나! 여기다! 여기가 미늉기의 자리다! 싶었다. 중간에 캐릭터를 좋아하고 귀염 터지는 미늉기의 특성을 고려해 엄청 귀여운 캐릭터 카페를 발견해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지만 다시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와 코스를 정했다. 퇴근 후에 덕메님을 만나 무엇이 메인인지 잠시 잊고 토치로 구워주는 피자 위 치즈의 향연에 잠시 정신을 잃었다가 불러오는 배에 정신을 차렸다. 어두운 골목으로 들어가 만난 카페는 생각만..
만약 희망이 사라지면요? 희망은 사라지지 않아. 잠시 보이지 않을 뿐이지. 여기가 천국인가요? 여기는,... 여기는 희망이라고 하는 천국의 입구야. _ 있지, 야마모토. 살다 보면 괴로운 일이 있어. 하지만 어딘가에 반드시 희망은 있어. 희망이 없다면 찾으면 돼. 보이지 않는다면 만들면 돼. 그리고 만약 그 희망마저 잃어버렸다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면 돼. 그래, 야마모토. 그렇게 앞으로 나갈 수밖에 없어. _ 지친 사람이 더 지친 사람을 돕고 도움을 받은 사람이 다시 일어나 지친 사람을 돕는다. 조금은 기대에 미칠 지도 모를 내일을 위해서. 극장에서 큰 화면으로 봤으면 분명 울었을 테다. 한 달에 한 번씩 다시 보고 싶다. 무작정 힘을 내라고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곁에서 함께하며 에너지를 나눠주는 성장..
대학교를 졸업하고 한창 우울해 있을 때 전주로 L언니를 만나러 갔다. 언니는 붕 뜬 상태에 있는 내게 괜찮다고, 지금의 여유를 즐기라고 말해줬다. 그때는 그 말이 크게 와닿지 않았지만 해가 쌓이며 그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리고 4년이 흘렀다. 그 사이 나는 언니에게 무수히 많은 경주 여행을 남발했고 한 번도 지키지 못했다. 그러다 결국 샌드위치 휴일에 영주에서 만나게 됐다. 4년 전에도, 지금도. 정월대보름이었다. 한참 자다 깨서 지금쯤 휴게소에 들러 주셔야 하는데 왜 안 가지? 기사님께 말씀드려 봐야 하나? 하고 고민하던 차에 기사님께서 휴게소에 차를 주차하셨고 내게 주어진 시간은 10분이었다. 빠르게 화장실에 갔다가 던킨에 갔는데 바로 보여야 할 컵이 안 보이는 거다. 혹시 캐릭터 컵은 없나요?..
뜨거운 생활의 열두 번째 모임을 삼일절의 부암동에서 하게 됐다. 태극기 부대를 간과하고. 남영에서 내려 버스를 탔더니 기사님이 어디까지 가냐고 묻더니 못 갈 수도 있는데 일단 타라고 사뭇 비장한 얼굴로 말씀하셨다. 그 비장함이 무색하게 두 정거장 만에 버스에서 강퇴당했고 돌아가는 길이 있겠지 싶어 택시를 탔다가 30분 만에 다시 남영역에 돌아왔다. 그때부터 조금 짜증이 났고 일단 종각으로 가서 광화문을 지나지 않는 버스를 타야지, 했는데 모든 길을 현 대통령이 빨갱이임을 외치는 태극기 부대가 점령하고 있었다. 시대를 찾지 못하고 오늘의 의미를 흐리는 국기들이 펄럭였다. 늙은 그들의 표정 역시 비장했다. 무언가 비밀 결사를 하고 모인 것만 같은. 그땐 솔직히 화가 나서 모임 장소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퉁명스..
일곱이 지나 여덟이 됐고 그러는 사이 이곳에서의 일 년을 채웠다. 존재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날인데 예상치 못한 시간을 지나 맞이했다. 오늘을 격려하고 싶어 빗속을 꾸역꾸역 걸었다. 밀크티에선 찻잎을 우려낸 맛이 났고 토치가 지나간 거품은 고소했다. _ 감정적으로 가장 치열했던 시기였다. 나는 내가 낯설었다. 점점 나빠지는 내 마음과 싸워야 했고 자꾸만 지고 싶었다. 나를 놓을 수 없게 하는 종교가 원망스러웠다. 그분은 환경의 변주로 못난 나를 구덩이에서 건져 주셨다. 마음을 평평하게 고르는 일부터 다시 시작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또 구덩이가 생길겠지. 그래도 한 번 다져 놓은 지반은 그때보다 튼튼하지 않을까. 그때보단 조금 덜 무너질 수 있지 않을까. 나는 나를 기대한다. _ 그리고 모두. 그대..
* 자정의 버스에서 듣기엔 좀 위험한데. 이런 노래를 불러놓고 제목이 거울,인 건 반칙이다. 이야기가 '전'에서 '결'로 넘어가기 위한 그 틈새에 놓일 것만 같은 노래다. 이 노래가 끝나면 무대 위에 남아 있던 한 줄기 빛마저 꺼져 버릴 것 같다. 탁. 스산한 겨울 바람을 닮은 목소리. 노래해 줘서 고마워. 그렇지만 언젠가 네가 노래를 그만하겠다고 해도 나는 똑같이 말할 테다. 노래해 줘서 고마워. 그리고 덧붙여야지. 너로 존재하며 행복했음 좋겠어. 이봐. 위험해. 그리고 이번에도 종완 님하고 작업을 한 것 같던데 다음 앨범에서는 다른 시도를 해봐도 좋을 것 같다. 그럼 정말 성규의 목소리만 오롯이 들릴 것 같아서. * 회사에서 유일한 어른이라고 생각하는 과장님이 마지막 퇴근을 했다. 이를 기념하며 지난..
* 무언가를 먹기 위해 줄 서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편이었는데 이건 정말 40분을 기다려 먹을 수 있는 맛이었다. 와. 정말. 먹을 때마다 감탄이 나왔다. 특히 갈릭버터프렌치프라이는!!!!! 심지어 빵까지 맛있는 수제버거는 난생 처음이다. * 너의 나날들이 대체로 화창하길. 축하해, 생일! =) _ 덕메님이랑은 하루 일찍 만나 호석이의 생일을 축하했다. HOPE가 들어간 카페로 장소를 정하기까지 우리는 여섯 번 돌림 판을 돌렸다. 결국 한 번의 사타리 타기가 결정해주었지만. 사다리 타기를 할 때도 곰/병아리/토끼 중에서 지민이를 닮은 병아리와 토끼를 닮은 정국이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 아무래도 호석이는 지민 맘이니까! 하고는 병아리를 골랐다. 호석이 인형과 도넛 가게에서 모은 BT21 캐릭터를 챙겨온 덕메..
*글쓰기 수업을 듣는다. 어느 순간부터 내가 사기를 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거나 글을 써서 돈을 벌어 먹고 사는데 내가 쓰고 있는 글이 돈을 받을 만큼의 글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처음 들어간 회사에서는 편집장님이 내 글쓰기를 높게 사줬고 두 번째 회사에서는 팀장님이 남의 글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타입이었으며 세 번째 회사에서는 너 정도면 됐어, 하고 그냥 맡겨 두는 편이었다. 지금 있는 곳에 조는 아예 글을 볼 줄 모르는 사람이었고. 맞춤법도 모르는 멍청이한테 뭘 바래. 그리고 바뀐 팀장님은 너무 바쁘다. 피드백 없이 내가 쓰고 싶은 대로 쓰다 보니 한계에 부딪쳤고 어느 순간 나는 여전히 글은 쓰고 있었지만 /글 쓰는 법을 까먹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여하튼 그래서. 글을 봐 줄 사람..
오른 손목의 인대가 늘어났다. 추측컨대, 7파운드로 치던 볼링공을 A팀 실장님의 조언에 의해 8파운드로 올리고 여전히 잘못된 자세로 볼링을 한 데다 그렇게 무리를 한 줄도 모르고 술자리를 피해보겠다고 난생 처음 야간 스키를 신청해 스키를 탔으며 다음 날 면허 없어도 괜찮단 말에 ATV를 타고 나무 속으로 들어갔다 겨우 나와 가드레일을 박고 팀에 피해를 안 주겠다고 사력을 다해 줄다리기 밧줄을 당겼던 탓이 아닐까. 아니, 어쩐지, 아침에 일어나니까 손에 전기가 오르고 저리더라고. /강렬했던 첫 동계 워크숍의 정리/1. 첫날 산행이 가장 쉬운 일정이었을 줄은 상상도 못 했지.2. 가뜩이나 공으로 하는 거 다 못하는데 팀을 먹고 상금을 걸고 하는 볼링을 자꾸 시키니까 눈물이 나서 흑역사 생산. 그래도 내가 너..